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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차승원·이성민·김재원, 열연의 울림은 아름답다[종영②]



[OSEN=김보라 기자] 열연이 주는 울림은 언제나 아름답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최정규)이 국가의 힘은 오로지 백성들에게 있다는 중요한 교훈을 전달하며 50부작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정명공주와 홍주원이 바라던 대로 백성들이 희망적인 삶을 살 수 있는 태평성대를 이룩한 것이다.

지난 4월 시작해 약 6개월 가량 긴 시간 동안 '화정'을 이끌어올 수 있었던 힘은 명품 배우들의 열연이다.(물론 고된 현장에서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스태프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다.)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하며 시청자들에게 '팩션'을 보는 재미를 높인 배우들의 활약을 짚어봤다.

#'2.5배우' 광해 役 차승원

무릎을 꿇는 모습마저도 당당했던 광해군. 서인들로 인해 쇠락을 길을 걸으면서도 당당했고, 기품을 잃지 않았다. 광해라는 왕에게 연민이 생긴 건 아무래도 배우 차승원 때문인 듯싶다. 폭군의 이미지를 가졌던 조선의 15대왕 광해가 배우 차승원에 의해 새롭게 그려졌다. 그가 만들어낸 광해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고, 시청자들은 광해라는 인물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광해의 기개를 서슬퍼런 눈빛으로 표현해내며 안방을 엄숙하게 만들었다.



차승원이 생각한 광해는 슬픔과 외로움이 가득한 왕이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 "슬픈 광해를 생각했다. 광해라는 사람이 나라 안팎에서 벌어진 일들을 겪으면서 고립되고 외로웠던 사람으로 생각해 그런 것들을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그는 광해에 대한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대의를 위해 밀고 나가는 광해의 카리스마를 살려 차승원표 광해를 탄생시켰다.

#'터닝포인트' 인조 役 김재원

인조 역할을 맡은 배우 김재원의 등장으로 '화정'의 분위기가 확 바뀌기도 했다. 김재원과 차승원의 팽팽한 기싸움으로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 것이다. 그러나 인조는 명-청에 균형 있게 대처하던 광해와 달리 후금을 배척하고 명나라와 가깝게 지냈고, 명에서 벗어나선 청에 완전히 예속됐다. 치욕을 겪는 그는 제대로 된 정치를 하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냈다.

 


드라마 '로망스'를 통해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그는 여전히 상큼한 '살인미소' 가득한 얼굴로 세월의 무게감을 더한 인조의 내면을 연기했다. 이마에 깊게 파인 주름마저도 연기를 하는 듯보였다. 굴곡진 삶을 산 능양군의 아픔을 안정적으로 그려낸 것이다. 왕 역할의 무게감을 눈물로 표현하며 능양군을 '김재원화'했다.

#'꽃중년의 변신' 강주선 役 조성하

조성하가 연기하는 강주선은 늘 기품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아랫사람들의 존경과 동경을 받고 있지만 속내는 시커먼 악인이었다. 왕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며 살아나갈 길을 만드는 숨은 권력자다. 그렇게 끝이 없는 욕심을 드러내다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조성하는 그간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매번 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늘 새로워서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그가 드라마 '화정'에서 또 다시 변신을 감행했다. 강주선이라는 옷을 입은 조성하의 연기 변신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었다. 전작 '왕가네 식구들'에서 보여준 애달픈 가장의 얼굴을 싹 지워서 놀라울 따름이었다. 허허거리며 웃고 긍정의 에너지를 전하던 그의 얼굴에 수심 가득하고 독기 서린 살기가 느껴졌다. 명품 배우의 힘이 다시 한 번 발휘됐다.

#'믿고보는 배우' 이덕형 役 이성민

젊은 나이에 대제학에 이어 영의정까지 지낸 당대 최고의 지성인 한음 이덕형은 홍주원의 스승으로 어린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다. 한음이 죽기 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할 홍주원(서강준 분)과 강인우(한주완 분)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성민은 '화정'에서 초반에 일찍 죽는, 크지 않은 비중의 역할에도 광해 역의 차승원과 극적 긴장감을 형성하며 믿고 보는 배우의 힘을 과시했다. 등장인물을 연기한다는 생각보다 인물을 그 자체로 보이게 만드는 진짜 배우 중 하나다. 그래서 실제 인물로 착각하게 만드는 몰입도를 높인다. 이 점이 배우 이성민이 가진 놀라운 흡인력이고 소위 말하는 ‘미친 존재감’의 이유다. 그래서 그를 더욱 보고 싶은 시청자들에게는 한음의 죽음이 아쉬움을 남긴다.

#'악역 끝판왕' 이이첨 役 정웅인

정웅인은 광해를 지지하는 대북파의 수장 이이첨을 연기했다. 그는 어린 영창대군을 역모죄로 죽이고 인목대비와 정명공주를 폐위하는 데 앞장선 권력지향형 인물이다. 하지만 인조 반정으로 인해 광해가 유배를 떠나자, 하루 아침에 파리 목숨이 됐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다가 마지막에는 처참하게 추락한 것. 광해의 최측근이었던 김개시와 이첨은 능양군에게 체포됐고 사형을 선고받았다.



역시 정웅인이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소름 돋는 악연으로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선사하며 '화정'을 떠났다. 정웅인은 마음 속에 흑심을 품은 듯 간사한 미소를 짓고 다니다 순식간에 싸늘한 눈빛으로 돌변하는 이이첨을 간사하게 잘 살려냈다. 분노로 뜨겁게 타오르는 눈빛과 비열과 냉혹이 공존하는 비소는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을 정도였다. 차분히 가라앉은 눈빛과 섬세한 표정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TV앞으로 끌어당겼다./ purplish@osen.co.kr

[사진]'화정' 방송화면 캡처·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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