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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지고 중국 뜬다...아시아농구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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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장사(중국), 서정환 기자]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이란이 무너졌다. 아시아농구의 판도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일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 시티아레나에서 개최된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준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이란을 70-57로 격파했다. 이제 중국은 일본을 81-70으로 물리친 필리핀과 3일 우승을 다툰다. 중국은 2011년 우한대회 후 4년 만에 정상탈환의 기회를 잡았다.

▲ 최강 이란의 몰락...‘황금세대’ 전성기 종식

1975년 국제 무대에 처음 등장한 중국은 이후 30년 동안 16번의 대회에서 우승을 14회 독식했다. 1985년 필리핀, 1997년 한국이 한 번씩 우승을 뺏었을 뿐이었다. 절대강자 중국을 무너뜨린 것이 바로 이란이었다. 2007년 도쿠시마 대회서 이란은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 때부터 이란의 주축을 이룬 선수들이 바로 하메드 하다디, 니카 바라미, 마디 캄라니, 하메드 아파그, 자바드 다바리, 오신 샤하키안 등 이른바 ‘황금세대’였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이들은 U14세 시절부터 8년 넘게 손발을 맞춰온 사이였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선수들이 성인대표선수로 성장해주면서 이란농구의 전성기를 열었다.

이란은 2009년 톈진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을 70-52로 대파하고 최강을 확인했다. 중국의 안방에서 거둔 대승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이 때부터 중국이 ‘이란 콤플렉스’를 갖기 시작했다. 하다디는 19점, 17리바운드로 왕즈즈와 이젠롄이 버틴 중국 골밑을 맹폭했다.

중국은 2011년 안방서 열린 우한 대회서 우승을 탈환했다. 하지만 결승 상대는 이란이 아닌 요르단이었다. 이란은 8강서 요르단에게 일격을 당해 탈락했다. 중국이 우승을 하긴 했지만 찜찜했다. 진짜 챔피언 이란을 꺾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 이란은 2013년 마닐라 대회서 우승컵을 탈환했다. 예선에서 이란은 중국을 70-51로 대파했다. 2007년부터 중국은 이란을 세 번 만나서 모두 패했다.



그렇게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이란도 이제 기력이 다했다. 30줄에 접어든 ‘황금세대’들은 더 이상 날렵하지 못했다. 40분을 모두 뛸 체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하다디와 바라미는 건재했지만, 중국의 젊은 선수들을 모두 당해내지 못했다. 이란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서 한국에 패한 데 이어 올해 아시아선수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란을 이끌었던 역전의 용사들도 이제 선수로서 황혼기를 맞고 있다. 

▲ 과감한 세대교체 성공...다시 떠오른 중국
 
중국은 2013년 마닐라 대회서 역대 최악의 성적인 5위에 그쳤다. 이후 중국은 과감하게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오랫동안 대표팀의 기둥이었던 왕즈즈, 주팡위, 왕시펑이 물러났다. 대신 이젠롄과 저우펑을 중심으로 삼았다. 궈아이룬, 왕저린, 저우치, 자오지웨이 등 청소년대표 출신의 어린 선수들을 키우기 시작했다. 현재 대표팀에서 유일한 30대 선수는 류웨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20대 초중반의 어린 선수들이다. 심지어 저우치는 아직 19살이다. 평균연령이 24세에 불과하다.

세대교체의 효과는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중국팀이 너무 어리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 실제로 중국은 한국전에서 20점차 리드를 내주는 등 큰 경기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리다보니 위기 대처 능력이 떨어졌던 것. 하지만 NBA까지 경험한 이젠롄 등이 리더로서 중심을 잘 잡아줬다. 한 번 탄력을 받았을 때 젊은 선수들의 패기는 무서웠다. 중국은 결국 이젠롄과 저우치를 중심으로 맹추격해 한국을 잡았다.

큰 위기를 잘 넘기면서 중국은 점점 더 강해지기 시작했다. 대회를 치르면 치를수록 개인기와 조직력이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다. 젊은 선수들의 집중력은 이란과의 4강전에서 빛을 발했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한 선수는 13점의 이젠롄이었다. 대신 중국은 9명의 선수가 출전해 모두 득점을 올렸다. 특히 5명의 선수가 3점슛 7개를 합작했다. 누구나 터질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여기에 이젠롄(213cm), 왕저린(214cm), 저우치(217cm) 장신군단이 돌아가며 막아서자 하다디(218cm)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결승진출에 성공한 중국은 이제 3일 필리핀과 결승전을 치른다. 경험에선 단연 필리핀이 앞선다. 필리핀의 노장센터 타울라바(208cm)는 42세로 중국선수들의 삼촌뻘이다. 하지만 홈팬들의 열렬한 성원을 등에 업은 중국은 제대로 탄력을 받았다. 하다디도 막은 센터진이 안드레이 블라치를 못 막으란 법이 없다. 중국의 젊은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값진 경험까지 한다면 더욱 무서워질 수 있다. 세대교체에 성공한 중국은 또 다른 전성기를 열 기세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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