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MVP 경쟁보다 빛나는 책임감과 대기록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10.03 10: 00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박병호가 KBO 리그 역사에 다시 이름을 새겼다.
박병호는 지난 2일 목동 롯데전에서 3-4로 뒤진 5회 1사 2,3루에서 배장호를 상대로 중월 스리런을 때려내며 시즌 53호 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52홈런을 넘어 개인 최다 홈런을 날렸고 146타점으로 2003년 이승엽(144타점)을 제치고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박병호는 올 시즌 역대 최초 2년 연속 50홈런 달성에 이어 시즌 최다 타점을 기록하며 4번타자로서 욕심낼 수 있는 두 가지 기록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그의 홈런으로 리드를 잡은 넥센은 10-6으로 이기면서 단독 3위로 오르는 동시에 이날 패한 두산을 4위로 떨어뜨렸다.

그는 시즌 초반 각 타이틀에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올 시즌 타이틀 수성에 고전하는 듯 했지만 특유의 꾸준함으로 끝까지 홈런, 타점 페이스를 잃지 않으며 결국 '낭중지추'의 모습으로 각 순위 꼭대기에 올랐다. 그는 역대 최초 4년 연속 홈런왕, 타점왕 동시 석권도 유력하다.
그러나 NC 에릭 테임즈가 같은 날 인천 SK전에서 역대 최초 40홈런-40도루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쓰면서 시즌 MVP 경쟁은 알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박병호 역시 경기 후 "테임즈의 40홈런-40도루는 정말 대단하다. 테임즈가 (MVP를) 받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무엇보다 팀이 이긴 것이 가장 기쁘다. 팀이 중요할 때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굉장히 화도 많이 나고 신경쓰였다. 오늘은 기록도 세우고 팀도 이겨서 다 기쁜 날"이라며 팀의 3위 경쟁에 도움이 된 것에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테임즈가 MVP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박병호의 대기록들이 덜 중요한 것은 아니다. 박병호는 꾸준히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이뤄왔다. 한 타석만 침묵해도 오히려 다른 이들에 비해 많은 질타를 받는 자리지만 박병호의 책임감과 성실함은 그 위기를 이겨내고 많은 기록들을 만들었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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