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열 회장, “농구대표팀 감독, 전임제로 간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0.04 09: 00

한국농구가 아시아 6위에 그쳤다. 이대로는 안 된다.
김동광 감독이 이끈 남자농구대표팀은 3일 오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 시티아레나에서 개최된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5,6위전에서 레바논에게 87-88로 패해 최종 6위로 대회를 마쳤다. 남자농구는 2009년 톈진선수권 7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대표팀은 4일 오후 4시 3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한국농구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 대회였다. 지난해 한국농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서 최초 남녀동반우승이란 쾌거를 거뒀다. 하지만 반짝 성과였다. 이후 남자농구대표팀은 충분한 지원을 얻지 못했다. 유재학 전 감독이 물러나면서 대표팀 감독은 공석이 됐다. 공개모집을 했으나 단 한 명이 지원했다. 이마저 부적격 인물이었다. 결국 대회를 두 달도 남기지 않고 김동광 감독이 선임됐다.

훈련과정도 매끄러운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국내서 연습상대를 구하지 못했다. 상무나 프로팀 또는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온 대만대표팀이 상대였다. 지난해 뉴질랜드 대표팀과 원정경기를 했던 부분과 비교된다. 해외전지훈련은 대만 존스컵 출전으로 대신했다. 그마저도 경비가 없어 충분한 선수들을 데리고 가서 테스트하지 못했다. 대표팀 소집기간에 대학생 선수들은 소속팀 경기까지 뛰었다.
중국 현지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선수들은 대회초반 손빨래를 했다. 경기당일 식사는 한식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경기력에서도 카타르, 이란, 레바논 등 중동국가에 현격히 밀렸다. 결국 총체적 난국에 빠진 한국농구는 아시아에서도 2류로 전락했다. 허술했던 준비과정을 감안할 때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방열(74) 대한농구협회장은 3일 레바논과의 5위 결정전을 앞두고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한국농구의 몰락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싶은 부분이 많은 듯했다. 그는 “총체적으로 전부 잘못된 것이 많았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두말할 여지가 없다. 농구계를 대표해서 언론에 이런 말을 한다. 총체적으로 농구협회가 잘못해서 이 지경이 됐다는 것은 틀림없다. 어려움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며 책임을 통감했다.
한국농구가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전임감독제의 부활이다.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지부(FIBA ASIA)는 2일 장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농구도 축구처럼 2017년 11월부터 국가대항전에 홈&어웨이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아시아 14개국과 오세아니아 2개국 총 16개국이 1년 6개월에 걸쳐 예선을 펼친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이 올림픽 또는 농구월드컵 출전권을 갖는다.
그간 대한농구협회는 ‘A매치가 자주 열리지 않기 때문에 전임감독제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FIBA의 결정으로 국내서도 일년 내내 A매치가 열리게 됐다. 이제 전임감독제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방 회장은 “제일 처음에 개선할 것이 코칭스태프 결정이다. KBL, WKBL과 논의해서 전임감독제로 가야 한다. 외국감독으로 갈 건지 우리나라 사람으로 할 건지 결정해야 한다. 이 다음 대회는 지금까지 한 코칭스태프가 아니라 전임제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방 회장은 “(중국에) 오기 전에 미국 코치들하고 접촉했다. 미국팀 감독은 혼자 오는 게 아니라 7~8명이 같이 온다. 한국 사람이 낄 수가 없다.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는다. 일본도 외국인 코치를 쓰다가 지금은 일본 사람(하세가와 겐지 감독)이다. 어쨌든 전임으로 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3개월간 임시로 농구대표팀을 맡았던 김동광 감독은 4일 해단식과 동시에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김 감독은 “나보다 좋고, 능력 있는 감독이 와서 좋은 성적을 내면 될 것이다. 이번 대표팀 감독직을 공모했는데 다들 불참했다. 누군가는 해야 되는 입장이었다. 나도 대표선수를 10년 이상을 했기 때문에 감독직을 맡았다. 후회는 없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조건이 안 좋은 상태서 최선을 다했다”며 차기감독에게 바통을 넘겼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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