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 테임즈, 호세-우즈보다 뛰어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04 06: 23

에릭 테임즈(29, NC)가 KBO 리그의 신기원을 열었다. 일각에서는 KBO 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뽑히는 펠릭스 호세(50)나 타이론 우즈(46)보다도 더 뛰어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대가 다른 선수를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기록만 놓고 보면 고개를 끄떡일 만한 부분도 존재한다.
테임즈는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회 결승 3점포로 시즌 47호 홈런을 장식한 것에 이어 3회에는 시즌 40번째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40홈런-40도루 달성이라는 신기원을 열었다. 그간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선수들은 몇몇 있었지만 40-40 클럽은 문턱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상상 속의 무대였다. 그 상상을 테임즈가 현실로 바꿔놓은 것이다.
144경기 체제 확장이라는 수혜를 받기는 했지만 30-30을 달성한 선수들이 144경기에서 뛰었다고 가정했을 때도 40-40은 쉽지 않은 기록이었다. 그만큼 테임즈의 가치는 빛이 난다. 다른 성적도 뛰어나다. 테임즈는 정규시즌 1경기를 남겨 둔 4일 현재 141경기에서 타율 3할8푼, 출루율 4할9푼7리, 장타율 0.791을 기록 중이다. 타격왕이 사실상 확정됐으며 장타율은 KBO 리그 역대 최고 기록을 예약한 상황이다.

이런 테임즈의 성적은 ‘역대급 외국인’으로 평가됐던 호세나 우즈에 비해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한국에서 통산 네 시즌을 뛰었던 호세는 1999년 132경기에서 타율 3할2푼7리, 36홈런, 122타점을 기록했으며 2001년에는 117경기에서 타율 3할3푼5리, 36홈런, 102타점의 화려한 성적을 냈다. 우즈 또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달성했고 1998년(42홈런)에는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5년 동안 꾸준히 성적을 냈다는 점에서 더 큰 가치를 인정받는다.
시대가 다르고 연도마다 특징이 다른 만큼 순수한 성적을 동일 지표에서 비교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조정 OPS(OPS+)를 통해 비교해야 한다. 조정 OPS는 해당연도 선수의 출루율과 장타율을 리그 평균으로 나눈 값이다. 물론 OPS를 타자의 평가 잣대로 100% 활용할 수 없다는 비판이 있을 수는 있으나 그나마 합리적인 방법이다. 
역대 OPS+에서 최고 외국인은 단연 2001년의 호세로 206.4를 기록했다. 2위는 2004년의 클리브 브룸바(당시 현대)로 186.9를 기록했으며 3위가 1998년 우즈의 174.3다. 그런데 테임즈는 올 시즌 3일까지 223.4의 조정 OPS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선수를 모두 포함해도 프로 원년에 4할을 친 백인천(242)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매우 뛰어난 기록이다.
여기에 그간 KBO 리그를 풍미했던 외인 타자들은 ‘장타’에 특화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테임즈는 홈런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위치했음은 물론 40개의 도루까지 기록하는 등 다른 방면에서도 팀에 기여했다는 장점이 있다. 히트 포 더 사이클도 두 번이나 달성했다. 또한 지난해와 올해 결장한 경기수도 얼마 되지 않아 성실함에서도 돋보였다. 야구 수준이 당시보다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해도 테임즈의 올해 성적은 눈부시다. 이제 KBO 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에 대한 논쟁에서 테임즈의 이름은 빠지지 않을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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