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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한화 선수들의 불꽃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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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한화의 불꽃같았던 2015시즌이 마무리됐다. 마지막까지 포기 않는 투혼의 야구로 하얗게 불태운 시즌이었다. 

한화는 시즌 최종전이었던 지난 3일 수원 kt전에서 1-4로 패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지난 2008년부터 8년 연속 가을야구 탈락. 특히 어느 해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혹독한 훈련과 논란의 중심에 서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피로도가 극심했다. 허탈감, 공허함이 클 수밖에 없다. 

비록 가을야구에는 나가지 못하지만 한화 선수들의 노력은 모든 야구팬들이 인정한다. 고개 숙일 필요 없다. 마지막까지도 포기하지 않고 후회 없이 싸웠다. "지난겨울부터 한화 선수들의 눈물겨운 투혼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결과가 아쉽다고 해서 간과 되어선 안 될 일이다. 

올해 한화 야구의 상징이었던 권혁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시즌을 보냈다. 리그 최다 8개의 블론세이브와 함께 13패를 당했지만, 78경기에서 구원투수 최다 112이닝을 소화하며 2098구를 던졌다. 상황을 가리지 않고 13번의 2연투, 7번의 3연투로 누구보다 자주 많이 등판했다. 전반기 철통같은 수호신이었으나 후반기에 지쳐 무너진 그의 모습은 한화 야구를 요약했다. 

최고참 투수 박정진도 76경기에서 무려 96이닝을 뿌렸다. 시즌 막판 어깨·팔꿈치 통증으로 시즌을 완전히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불혹의 나이에 보여준 투혼은 잊을 수 없는 여운을 남겼다. 선발 10경기와 구원 54경기를 오가며 109이닝을 기록한 송창식은 팀을 위해 자신을 헌신할 줄 아는 진정한 팀플레이어였다. 평균자책점 6.44에도 박수 받는 이유다. 

미치 탈보트와 안영명은 나란히 10승을 올리며 한화에서 4년만의 두 자릿수 승리 투수가 됐다. 탈보트는 좋지 않은 내구성에도 불구하고 11번의 4일 휴식 로테이션을 감수했다. 안영명도 구원으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팀을 위해 선발로 전환해서 퀵후크 강판에도 개의치 않았다. 만 스무 살의 신인 김민우도 후반기 팀이 어려울 때 혜성처럼 등장해서 투혼을 불살랐다. 

야수 쪽에서는 김태균과 정근우 그리고 이용규가 투혼의 상징이었다. 김태균과 정근우는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부터 휴가를 반납하고 후배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뒹굴었다. 스타선수의 자존심을 버리고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어린 후배들도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자극받았다. 김태균은 주장으로서 리더십을 보였고, 정근우는 분위기 메이커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최고의 승부근성을 자랑하는 이용규는 시즌 내내 팀에서 가장 꾸준하게 공수주에서 공헌했다. 사구로 종아리 부상을 당하고 20일 만에 복귀하는 회복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베테랑 포수 조인성도 두 번의 부상이 있었지만, KBO리그 최초로 40대에 100경기 이상 출장하는 역사를 썼다. 타격에 눈을 뜬 김경언이 선보이는 신기의 타법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위암 투병을 딛고 돌아와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린 정현석의 인간승리 스토리는 감동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한화 선수들은 캠프에서부터 시즌 중에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모든 훈련을 소화했다. 자존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자신의 몸을 군말없이 맡겼다. 결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선수들이 흘린 피땀과 노력은 잊지 말아야 한다. 훗날 2015년 한화 야구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모르지만 그들의 불꽃 투혼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수원=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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