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후보' KIA, 아름다웠던 5위 도전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0.05 06: 02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 2경기를 남기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아쉬운 좌절이지만 시즌 전 평가를 완전히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KIA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0-9로 완패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완전 사라졌다. 이날 경기 포함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KIA가 보여준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KIA가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을 놓고 다툴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KIA는 시즌 전만 해도 최하위 후보로 거론됐다. 시즌을 앞두고 주전 선수들이 군 입대, 특별지명 등으로 대거 이탈했기 때문. 그러나 개막 후 6연승을 비롯해 돌풍을 일으키며 ‘꼴지 후보’라는 평가를 비웃는 듯 했다. 꾸준히 중위권을 지켰고 계속해서 포스트시즌 지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전반기 종료를 앞둔 시점에는 7위로 추락하며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KIA는 위기 때마다 저력을 발휘하며 일어섰다. 결국 시즌 막판까지 5위 탈환에 도전했고 그 불씨는 2경기를 남긴 채 완전히 꺼져버렸다.

하지만 KIA의 의미 있는 5강 도전이었다. 리빌딩과 성적을 함께 잡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시즌 내내 KIA를 지탱했던 건 마운드였다. 전반기 양현종-조쉬 스틴슨이라는 원투 펀치가 있었고, 임준혁이 9승(6패)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하며 확실한 선발로 자리 잡았다. 양현종은 어깨 상태가 100%가 아닌 상황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 올 시즌 15승 6패 평균자책점 2.44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남겼다. 시즌 막판 양현종의 선발 등판은 필승 카드였을 정도였다. 그 외에 베테랑, 신인 투수들이 번갈아 가며 선발 빈자리를 메웠다.
불펜진은 더 강력했다. KIA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4.72로 4위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뒷문이 약점이었던 KIA지만 윤석민이 마무리로 복귀하면서 뒷문을 확실히 잠갔다. 윤석민은 시즌 막판 긴 이닝까지 소화하며 고군분투했다. 5강 기적을 꿈꿀 수 있었던 것도 윤석민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 올 시즌 51경기 등판해 2승 6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했다. 1998년 임창용(34세이브) 이후 무려 17년 만에 타이거즈의 30세이브 투수가 됐다. 결국 올 시즌 윤석민을 마무리로 활용한 것이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었다. 최영필, 김광수 등 베테랑 투수들과 홍건희, 한승혁, 심동섭 등 신구 조화도 돋보였다.
올 시즌 KIA의 가장 큰 약점은 타선이었다. 팀 타율이 2할5푼1리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가 브렛 필과 이범호 2명에 불과하다. 시즌 초 팀에 힘을 보탰던 최희섭은 허리 통증으로 인해 일찍이 시즌을 접었다. 확실한 리드오프 혹은 중심타자 카드였던 김주찬은 시즌 내내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나지완의 부진까지 겹치며 타선은 힘을 잃었다. 하지만 젊은 야수들의 가능성을 보기엔 충분했다.
포수에선 이홍구(12홈런), 백용환(10홈런)이 동시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팀의 위기 순간에 터지는 일발 장타력은 매력적이었다. 여기에 김호령, 황대인, 박찬호, 오준혁 등 신인급 야수들이 등장했다. 아직 다듬어야할 점이 많지만 KIA의 미래를 밝혔다. 마운드를 든든하게 받친 수비력도 선전의 원동력이었다. KIA는 142경기를 치르면서 팀 실책 79개로 최소 실책 1위를 기록 중이다. 센터라인이 모두 빠졌음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비를 뽐냈다. 시즌 막판의 집중력은 아쉬웠지만 5강 도전의 버팀목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기적적인 5위 탈환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KIA가 10월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했다는 것은 분명 큰 수확이었다. 아울러 가능성을 봤던 올 시즌이기에, 미래가 더 기대되는 KIA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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