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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는 남자' 김현수, 두산의 가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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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인식 기자] 김현수(27, 두산 베어스)는 거의 매년 큰 경기를 치른다. 지난해에는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지만,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되어 또 하나의 큰 경기 경험을 쌓았다.

그래서 김현수는 큰 경기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아직 20대지만, 압박감이 심한 경기도 그 어떤 선수보다도 많이 겪어봤다. 정규시즌이긴 했지만, 팀의 최종 순위가 걸린 4일 잠실 KIA전도 마찬가지였다. 김현수는 쐐기를 박는 3점포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팀의 9-0 완승을 이끌었다. 데뷔 초기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여엇한 베테랑으로 성장한 듯한 모습이다.

큰 경기의 특성을 잘 아는 것은 물론, 자신이 키 플레이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김현수는 이날 경기 직후 "내가 지금까지 가을에 잘 하지 못해 이번에도 키 플레이어가 될 것 같다. 차분하게 준비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현수는 이번 시즌 144경기 중 단 3경기를 제외한 14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 11도루로 맹활약했다. 홈런과 타점은 커리어 하이고, 특히 구단 최초로 120타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타율도 2010년대 자신의 기록 중 가장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현수는 "번트 사인이 나오면 번트를 대고, 볼넷이라도 고르겠다"며 팀을 우선순위에 뒀다. 키 플레이어라고 해서 꼭 자신이 해결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김현수가 경험으로 체득해 아는 또 한 가지 진리는 평정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준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얼마나 침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것이다"라고 한 그는 단독 3위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오늘까지만 즐기고, 12시가 지나면 내일이니까 다시 준비하겠다"라며 들뜨기보다 계속 같은 자세로 다음 경기를 그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기회의 소중함도 안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게 되는 김현수는 어쩌면 이번 포스트시즌이 국내에서의 마지막 가을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부인하지는 않았다. 해외 진출을 하게 된다면 지금이 마지막 우승 기회다. 매 타석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포스트시즌과는 다르다. 젊은 선수들이 많이 합류해 점진적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는 팀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고 김현수도 그렇다. 4번 타순에 고정된다는 점도 이전까지 출전했던 포스트시즌 시리즈 경기들과 차이가 있고, 팀을 이끄는 위치에 왔다는 것도 바뀐 부분이다. 김현수는 이제 주장 오재원을 보좌해 야수조를 이끄는 중간급 선수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들이 불안을 뜻하지는 않는다. 성공의 기억들은 물론 쓰린 경험들까지 받아들이며 성장한 김현수가 진정한 가을잔치의 의미, 그리고 대처법을 아는 선수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잘 아는' 김현수가 '잘 하는' 모습으로 두산의 가을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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