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학교가 더 무서워졌다..'발칙하게 고고', 18살의 잔혹동화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10.07 09: 19

압력을 가하면 결국 터지는 법. 자사고 열풍을 타고 기형적으로 탄생한 세빛고등학교 200여 명 학생이 성적지상주의의 전형적인 폐해를 보여주며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다. 
경이로운 대입 진학률을 자랑하는 명문 기숙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KBS 2TV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는 대입과 성적으로 학생들을 찍어누르면서, 친구가 아닌 경쟁자를 고발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된 학교의 풍경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것. 성격이 까칠해지는 것은 기본, 친구를 아무렇지도 않게 고발하고, 자해까지 하는 충격적인 실태는 안방극장에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지난 6일 방송된 '발칙하게 고고' 2회에서는 자해한 하준(지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성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했던 것. 김열(이원근 분)은 이전에도 하준이 자해한 적 있음을 시사하며 그를 급히 병원으로 옮겼다. 텅 빈 눈빛으로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그를 보고 숨이 멎을 정도로 놀란 것은 동재(엔 분) 뿐만이 아니었다. 성적 스트레스에 결국 터지고만 하준의 모습이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전교 2등 수아(채수빈 분)는 '임팩트' 있는 '스펙'을 따기 위해 친구들을 이용하고 있다. 그는 전교 1등인 김열이 연두(정은지 분)와 함께 있는 모습을 묘하게 사진 찍어 고발, 풍기문란으로 인해 댄스 동아리 리얼킹의 폐부를 이끈 장본인. 그는 1회 초반의 착한 가면을 벗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경쟁자를 내치며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특히 미국 아이비리그 입학을 목표로 한 그의 특별한 스펙을 위해 댄스부 리얼킹과 응원부 백호가 치어리딩 동아리로 통폐합되는 모습이 그려졌는데, 수아는 자신의 집안의 돈으로 연두가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면서 그에게 살벌한 갑질을 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김열 또한 돈과 성적을 무기로 학교 내에서 왕처럼 군림하는 중. 그의 오만함은 성적이 곧 신분인 학교 내에서 교사들에게조차 용인되고 있다. 
그 가운데 전교 196등인 연두 등 전교 꼴찌의 집합소 리얼킹이 열여덟살 학생들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시도하고 있다. 성적 스트레스를 춤으로 풀며 행복을 찾아가는 이들. “난 지금 춤추고 싶어. 지금 행복해지고 싶어. 그게 잘못된 거야? 열여덟은 지금 이 순간뿐인데, 지금 행복하려고 노력하면 안 되는 거야?”라고 묻는 이들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모습이 잔혹한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끌었다.
우등생과 열등생이 치어리딩부에서 부딪히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발칙하게 고고'는 리얼해 더욱 씁쓸한 학교의 민낯을 보는 기분을 안기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이다. 이은진PD는 앞서 "부조리함 사이에서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 없어서 생각해보니 그나마 아직 희망을 보여주는 곳이 학교더라. 행복할 거리가 없다. 오늘 행복해야 하는 삶이 계속되어야 하는데 왜 내일 행복하려고 희생을 하는 것인지. 과연 아이들에게도 이것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었고, 그래서 치어리딩을 선택하게 됐다"고 무채색의 학교에 희망을 그려낼 것을 예고해 앞으로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jykwon@osen.co.kr 
[사진] '발칙하게 고고'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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