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행 넥센, WC 승리 쓴 보약된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10.08 10: 14

넥센 히어로즈가 우여곡절 끝에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지난 4일 두산의 시즌 최종전 승리로 4위를 확정한 넥센은 KBO 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제도의 대상이 됐다. 다른 때라면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겠지만 넥센은 7일 5위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5-4 승리를 거두고서야 잠실행 티켓을 얻었다.
쉽게 얻은 승리는 아니었다. 넥센은 1회 볼넷 4개를 얻고도 1득점에 그치는 아쉬움으로 경기를 시작한 뒤 5회 장타 허용에 실책이 겹쳐 1-3 역전을 당했고 연장 11회 전까진 따라가기는 하되 재역전은 하지 못하고 힘든 경기를 펼쳤다. 조상우 3이닝 카드가 무용지물이 될 뻔 했다.

넥센은 에이스 카드 앤디 밴 헤켄을 내세우면서 2차전까지 치르지 않고 1차전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9월 이후 리그 8위(.281)에 머무른 타선은 적시타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하고 어려운 승부를 했다. 6⅔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한 밴 헤켄은 7회 동점이 되기 전까지 패전 위기였다.
넥센의 타선은 원래 스윙이 전체적으로 큰 편이라 어떻게든 점수가 요구되는 큰 경기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 넥센 타자들은 지난 2년 포스트시즌에 이어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까지 그 점을 절실히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팀 컬러가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예방 주사가 됐을 수 있다.
특히 김하성, 고종욱 등 주전으로 가을 야구를 처음 겪어 보는 선수들에게는 '미리 보기'격이 된 경기다. 고종욱은 7회 동점이 되는 우중간 3루타를 날렸고 김하성은 연장 11회 만루 끝내기의 발판이 되는 '고의사구'를 얻었다. 김하성은 7회 실책까지 제대로 포스트시즌을 공부했다.
7일 경기 후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얻은 것으로 "김하성, 고종욱 등의 자신감"을 꼽았고 "7회 중계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나쁜 선택은 아니었지만 디테일은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해의 포스트시즌에 비해 한 경기를 더 치르게 된 넥센이 이를 '보약'으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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