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운의 비운, 1년만에 낙마한 감독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0.09 05: 47

야구 감독에게는 최소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첫 해 팀을 파악하고 만들어가는 시기라면 두 번째 해부터 본격적인 색깔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로는 곧 성적, 1년도 기다리지 못하고 감독 교체 카드를 빼드는 팀도 상당수다. 
롯데는 지난 8일 이종운 감독을 전격 경질하며 조원우 신임감독을 선임했다. 지난해 10월말 롯데 감독으로 부임한 지 1년 만에 낙마하게 된 것이다. 초보 사령탑으로 치른 올해 롯데는 8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이종운 감독은 성적 부진에 책임지고 지휘봉을 반납했다. 
역대로 봐도 감독대행 직후 부임을 제외해도 1년 만에 물러난 감독들은 적잖게 있었다. 프로 초창기에는 故 김동엽 감독이 1982년 해태에서 13경기 만에 코칭스태프 불화로 중도 퇴진했고, 1983년 MBC에서는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선수단 보너스 문제 때문에 물러났다. 초창기에서나 볼 법한 예외적 케이스라 할 만하다. 

순수하게 성적 문제로 1년 만에 물러난 것은 1986년 청보 허구연 감독이 먼저다. 당시 만 35세로 지금까지 최연소 감독 기록을 갖고 있는 허구연 감독은 그러나 57경기 15승40패2무(.273)에 그치며 중도 퇴진했다. 이어 1987년 롯데 성기영 감독도 첫 해 전기리그 4위(27승25패2무) 후기리그 3위(27승24패3무)에 그치자 계약기간 2년을 더 남겨 놓고 해임했다.
롯데는 1990년에도 김진영 감독이 36승56패4무(.425)로 6위에 그치자 8월28일 중도 해임했다. 2년 계의 첫 해였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지 않자 가차 없었다. 1989년 MBC 배성서 감독(49승67패4무·.425·6위) 1991년 태평양 박영길 감독(55승69패2무·.444·5위) 1993년 쌍방울 신용균 감독(43승78패5무·.361·7위)도 사령탑 부임 첫 해부터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하자 1년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2000년 삼성 김용희 감독은 69승59패5무(.539)로 전체 승률 3위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에 4전 전패한 뒤 자진 사퇴했다. 계약기간 1년이 남은 상태였다. LG 이광환 감독도 2003년 60승71패2무(.458)로 6위에 그치자 이듬해 2군 감독으로 일선 후퇴했다. 이광환 감독은 2008년 히어로즈 첫 해 50승76패(.397)로 7위에 머무르자 역시 1년 만에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2007년 현대 김시진 감독은 팀 해체로 1년 만에 감독직에서 내려왔다 2009년 히어로즈로 복귀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두산 송일수 감독이 1년 만에 낙마했었다. 전년도 준우승 팀이었던 두산이 6위(59승68패1무·.465)로 추락한 데다 지도력에 미흡함을 드러내자 두산은 기다리지 않고 송일수 감독을 경질했다. 송일수 감독에 이어 이종운 감독까지 2년 연속 1년 만에 낙마한 감독들이 나왔다. 두 감독 모두 3년 계약기간이 무색했다. 1년 만에 물러난 초보감독이 다시 1군 감독으로 복귀한 적은 예외적 케이스였던 김시진 감독 말고 없다. 1년만의 낙마는 한개인으로 볼 때는 큰 비운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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