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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남자의 눈물' 김도훈, "아직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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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균재 기자]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지난 4일 탄천은 눈물바다였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마지막을 버티지 못했다. 후반 37분 황의조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성남 FC에 0-1로 패했다. 승점 45에 머무른 인천은 전북 현대에 극적인 승리(3-2)를 거둔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46)에 그룹A행 티켓을 양보해야 했다.

인천은 올 시즌 갖은 풍파에도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지난해 김봉길 감독이 떠난 뒤 차기사령탑으로 유력했던 이임생 감독이 끝내 고사하면서 후임 선임에 애를 먹었다. 지난 1월 13일이 돼서야 김도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다. 설상가상 팀의 구심점인 설기현이 개막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돌연 은퇴하며 성균관대 감독대행으로 떠났다. 개막 후에는 선수단과 구단 직원의 임금이 수 차례 체불되면서 홍역을 앓았다.

그럼에도 인천은 기업 구단과 당당히 경쟁하며 상위리그 초대장에 한 걸음씩 다가섰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눈앞으로 다가왔던 상위리그 진출의 꿈이 물거품이 됐다. 감독도, 선수도 끝내 울음보를 터뜨렸다. 

특히 김도훈 감독의 눈물이 많은 화제가 됐다. 당시 김 감독은 경기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서 골키퍼 조수혁의 이름을 꺼내며 통곡했다. 기자회견 내내 참았던 수장의 뜨거운 눈물이 말미에 쏟아지자 장내는 안타까움의 침묵으로 가득했다.

지난 8일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김 감독의 목소리엔 예전의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성남전 이후 다행히 잠을 잘 잤다"며 웃은 김 감독은 "다음 경기인 전남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선수들에게 5, 6일 이틀간 휴가를 준 뒤 7일부터 훈련을 재개했다"며 다시 늑대 두목으로 돌아와 있었다.

화제가 됐던 사나이의 눈물, 그의 눈물샘을 자극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수혁이가 워낙 아팠다. 지고 난 뒤 들어와서 많이 울고 있었다. 짠했다. 수혁이 얘기를 꺼냈을 때 우는 얼굴이 생각나서 마음이 아팠다. 나도 많이 다쳐봐서 팀에는 미안하고, 본인은 아픈 그 상황을 잘 안다. 알 옛 생각이 많이 났다. 인내하며 많이 잘했던 선수라 마음이 많이 아팠다."

김 감독은 "애들도 있는데 (기사들이) 계속 나가서 창피해 죽겠다(웃음)"며 "지인들로부터 '남자는 울지 말아야 된다. 그동안 노력했던 게 있기 때문에 결코 끝난 게 아니다. 해야 될 일이 더 있으니 마음 아파하지 말아라'는 따듯한 격려를 받았다"며 미소 지었다.

통곡한 뒤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간 김 감독이 울고 있는 선수들에게 무슨 말을 해줬을지 궁금했다. "아무렇지 않게 라커룸으로 들어갔다(웃음). 선수들도 그동안 힘들었던 게 떠오르다 보니 많이 아쉬워했다. '남은 게 있으니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 힘들어도 빨리 잊는 게 좋다'고 말해줬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앞으로 그런 상황이 올 게 엄청 많다. 발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의 꿈은 아직 꺾이지 않았다. 오는 14일 안방에서 전남과 2015 하나은행 FA컵 4강전을 치른다. 우승까지 단 두 걸음이다. 반대편에선 울산과 서울이 격돌한다. 인천으로선 상위 스플릿 진출 무산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경기만 이기면 FA컵 우승과 함께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김 감독은 "리그 경기처럼 계속 준비하고 있다. 성남전 패배의 분위기를 빨리 전환해야 한다. 단기전 토너먼트다. 전남전에 잘했던 부분을 살리고, 상대의 장점은 살아나지 않게 해야 한다"며 "성남전은 수비적인 경기가 됐다. 우리도 언제나 공격 축구를 하고 있는데 잘 안 나와서 그렇다(웃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수비를 중요시 하면서 공격적으로 많이 해야 한다. 결정을 내야 하는 경기다. 공격적인 운영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팬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힘든 상황에서 1부 잔류라는 1차 목표를 이뤘다. 모두가 노력한 만큼 상위 스플릿에 도전할 수 있었다. 선수들이 이뤄낸 것이고, 이들이 뛸 수 있도록 팬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가능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올해 경기가 남아있다. FA컵 준결승에도 올랐다.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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