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김현수-박병호, 이번 가을에는 웃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10 05: 59

이번에도 초점은 중심타자 대결이다. 팀 내 최고 타자이자 리그 최고 타자들인 김현수(27, 두산)와 박병호(29, 넥센)가 준플레이오프 통과를 위해 뛴다. 나쁘지 않은 기록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가을’과는 인연이 없었던 두 선수가 이를 화끈하게 깨뜨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그래야 생애 첫 우승 반지와도 가까워질 수 있다.
두산과 넥센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1차전을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 일정을 시작한다. 두 팀의 정규시즌 성적은 말 그대로 박빙. 그만큼 전력만 놓고 보면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음을 뜻한다. 3위 두산이 일정상 유리한 점은 있지만 4위 넥센도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경기로 끝내며 부담을 최소화했다.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올라와 분위기는 더 좋아졌다.
두 팀 모두 마운드보다는 상대적으로 타선이 강하다. 넥센은 2015년 정규시즌에서 팀 타율 2할9푼8리를 기록해 삼성(.302)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904득점은 단연 리그 최고 기록이었다. 두산도 팀 타율 2할9푼으로 삼성·넥센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큰 잠실구장을 쓰는 관계로 장타율은 조금 떨어지지만 타선의 응집력은 전통적으로 좋은 모습을 이어오고 있다. 그 핵심에는 김현수와 박병호가 선다.

박병호는 올 시즌 140경기에서 타율 3할4푼3리, 53홈런, 146타점을 기록했다.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KBO 리그 최고 타자의 명성을 드높였다. 김현수도 근래 들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41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을 수확했다. 타율·홈런·타점에서 팀 내 1위를 휩쓸며 간판타자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4번에 동반 위치할 가능성도 큰 두 선수의 방망이에 따라 경기 판도가 좌우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가을에 활활 타오를 수 있느냐도 관심사다. 리그 최고의 타자들인 두 선수는 아직 우승 반지가 없다. 가을야구 경험이 누구보다도 풍부한 김현수는 초년병 시설 혹독한 시련을 겪기도 했다.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4푼8리의 저조한 타율에 그치는 등 한국시리즈 통산 18경기 타율이 2할1푼7리다. 좋은 활약으로 이런 약한 이미지를 깨끗하게 지워낸 시기도 있었지만 가장 근래 가을잔치였던 2013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6푼7리, 플레이오프에서 2할로 기대에 못 미쳤던 기억이 있다.
박병호 또한 201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2할,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1할4푼3리에 그치는 등 전체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성적표는 아니다. 올 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볼넷 두 개를 골랐으나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가뜩이나 정규시즌보다 수준 높은 투수들이 줄줄이 오르는 데다 집중견제까지 이어지다보니 이런 벽을 뚫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두 선수의 능력은 ‘이번에는…’이라는 기대를 걸게 한다. 가을을 지배할 방망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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