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민병헌 3번 복귀? 두산의 타선 전략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0.14 06: 09

비록 패했지만 후반 추격전으로 자신감을 얻고 조상우를 끌어낸 것은 수확이다. 4차전에서 시리즈를 마무리하려는 의지도 크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3일 목동구장에서 있었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2-5로 패했다. 하지만 0-5에서 2점을 따라붙으며 조상우를 마운드에 등판시킨 것은 소득이었다. 또한 침묵했던 타선이 마지막에 깨어나며 4차전에 반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3차전 직후 얻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타선의 중심이 잡힐 것 같다. 민병헌이 (3번으로) 돌아올 것 같다. 양 팀 타선 모두 터지지 않았는데, 민병헌이 자기 모습으로 돌아와 타선이 좀 더 짜임새가 생길 것 같다"는 말로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에 따라 4차전에서는 라인업에 다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3차전 도중 파울 타구에 맞은 영향도 있어 최재훈과 교체됐던 양의지의 몸 상태에도 이상은 없다. 김 감독의 계획이 실현되면 두산은 1차전에 냈던 대로 민병헌이 3번에 들어가는 중심타선을 구성할 수 있다. 테이블 세터에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1~5번은 1차전과 같은 순서(정수빈-허경민-민병헌-김현수-양의지)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몇몇 자리에는 아직 변수들이 존재한다. 상대 선발이 우완인 양훈인 점을 감안하면 1루수는 데이빈슨 로메로가 아닌 오재일이 될 확률이 좀 더 높다. 지명타자 자리에도 변동이 있을지 모른다. 1차전의 영웅 박건우가 2차전과 3차전에 선발로 나와 7타수 무안타에 그쳐 홍성흔이 선발로 복귀하거나 준플레이오프에서 타격감이 좋은 최주환(4타수 2안타)이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누가 선발로 출장하느냐에 따라 타순도 유동적이다. 김재호가 9번에 고정될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6~8번 자리는 확실하지 않다. 3차전에서 관중들의 심한 야유에 직면했던 오재원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우완 선발을 상대로도 7번 혹은 8번에 배치할지, 아니면 평소 짜던 타순에 맞게 오재원을 6번에 넣을지는 김 감독의 선택이다.
잠실과 달리 목동에서는 대주자를 적극적으로 투입하는 작전도 조금은 신중해질 수 있다. 두산은 8회초 0-5에서 로메로가 적시 2루타를 치고 나가자 장민석을 대주자로 투입했다. 그리고 장민석은 팀이 2-5까지 쫓아간 뒤 9회초 2사 1, 3루에 나와 2루 땅볼로 아웃되며 이 경기의 마지막 타자가 됐다. 결과론이지만 8회초 대주자를 넣지 않았다면 로메로가 타석에 남아 한 방으로 동점을 노릴 수도 있었다는 점이 두산으로서는 아쉬울 부분이다.
흐름이 한 쪽으로 크게 기울어지지 않는다면 4차전에서는 김 감독의 대주자 기용법도 달라질 수 있다. 정규시즌에서는 경기가 완전히 넘어가기 전에 주전 야수들을 비교적 이른 시점에 뺐다가 경기 후반 따라간 뒤 강타자들이 모두 사라져 추격 흐름이 끊겼던 경기들이 종종 있었다. 한 이닝에도 엎치락뒤치락 하는 일이 잦은 목동에서는 뒤지고 있어도 마지막까지 주전들을 남겨 역전을 노리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전략이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