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넘친 공격진, 기성용의 변신이 가져온 효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10.14 05: 30

공격진에 활기가 넘쳤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한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가 적시적기(適時適期)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기성용이 한국에 11경기 연속 무패(8승 3무) 행진을 이끌었다. 기성용은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 친선경기에서 후반 12분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한국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기성용은 골대 구석을 찌르는 정확한 슈팅으로 자메이카 골키퍼 안드레 블레이크가 페널티킥을 막지 못하게 했다. 2011년 1월 일본전 이후 4년 9개월여 만의 득점포다.

하지만 기성용의 진가는 득점이 아니었다. 경기 내내 공격진이 박스 근처에서 슈팅할 수 있도록 도운 정확한 패스가 더욱 빛났다. 기성용이 뛴 89분 동안 한국은 21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물론 모든 슈팅을 기성용이 도운 건 아니지만, 큰 힘이 된 건 부인할 수 없다.
기성용은 최전방의 황의조(성남 FC)는 물론 좌우 측면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 현대)에게 패스를 뿌려 한국이 활발한 공격을 펼치도록 했다. 대부분의 패스가 적시적기에 연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기성용의 정확한 패스를 하루 이틀 본 건 아니다. 이전 소집에서도 보기 쉬운 장면이었다. 그러나 차이점이 있다. 기존 기성용의 패스가 후방에서 길게 뿌려지는 것이었다면, 이날 경기에서는 공격진과 매우 근접한 곳에서 뿌려졌다.
평소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기성용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격진에게 연결되는 패스의 거리가 짧아지면서, 패스는 스피드와 정확도가 높아졌다. 더욱 편하게 공을 잡게 된 공격수들은 그만큼 쉽게 슈팅까지 연결했다.
슈팅도 늘었다. 골대와 거리가 가까워진 기성용은 박스 근처에서 공을 잡을 기회가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슈팅도 늘었다. 기성용은 "오랜 만에 득점을 했다. 대표팀에서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며 "전진 배치가 된 만큼 패스가 많이 온다. 기회를 더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기성용의 변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권창훈(수원 삼성)이 다음 달부터 올림픽대표팀에 전념하게 되는 만큼 기성용이 계속 전방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된 한국영(카타르 SC)과 정우영(빗셀 고베)이 안정된 공·수 밸런스를 보인 것도 영향이 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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