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여배우 띄우는 배우? 땡큐"[인터뷰②]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10.22 09: 47

영화 ‘건축학개론’, 드라마 ‘더킹투하츠’, ‘최고다 이순신’ 그리고 ‘오 나의 귀신님’까지 손만 댔다 하면 흥행으로 이어지며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조정석. 과연 그가 ‘대세남’이라는 말에 납득하지 않을 이가 있을까.
뮤지컬에서는 이미 ‘우주대스타’였지만, 대중에게는 낯선 감이 없지 않았던 그는 어느 날 ‘건축학개론’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했다. “어떡하지 너↗?”라는 찰진 유행어와 함께 여전히 ‘납득이’라고 불리는 조정석은 독특한 캐릭터만큼이나 실제로도 묘한 매력을 가진 배우였다.
-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대세라고 인정 했다던데.

▼ 대세라는 말이 기분 좋은 수식어인데, 대세라는 느낌보다는 많이 알아봐주시고 조정석이라는 배우에 대해 인지해주시는 것 같다. ‘오 나의 귀신님’ 덕에 팬 연령층도 달라졌다. 대세를 인정하지는 않지만, 대세였으면 좋겠다(웃음).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특종’의 원톱 자리가 부담이 크다. 그것도 이겨나가야 할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 여자 팬들이 늘었다.
▼ 그런 것 같다. 어린 학생들 중고생들이 ‘오 나의 귀신님’을 보고 좋아하는 것 같다. 드라마 프로모션을 위해 싱가폴에 갔다 왔는데 깜짝 놀랐다. 5층까지 사람들이 쫙 있는데 ‘대단하구나’라고 생각했다. (‘오 나의 귀신님’이) 싱가폴 전체 드라마 중 1위하고 있더라. 연령층도 넓어졌지만, 해외 팬들도 꽤 많이 늘었다. 그래서 요즘 계속 닭발 인사를 하고 있다(웃음).
- 조정석과 작품하는 여배우는 모두 뜬다는 공식이 있다.
▼ 햇볕정책은 아니다(웃음). 공연을 해서 그런지 앙상블을 중요시한다. ‘연기는 호흡이다’ 라는 생각으로 접근을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저랑 같이 했던 여배우를 살리기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여배우들만 뜬다는 것에 대해 섭섭하지는 않다. 오히려 그런 이야기들이 ‘땡큐’다. 기분이 좋다(웃음).
대학 공연 때 한 학번 후배와 공연을 하는데 둘이 엄청 싸웠다. 그러다 막방 때 후배가 공연이 끝나기도 않았는데 눈물을 흘리더라. 저도 울컥해서 이 공연을 위해서 ‘왜 이렇게 싸웠나. 왜 그렇게 서로를 믿지 못 했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공연에서도 그 아쉬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 때 앙상블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에 배려를 많이 하려고 한다. 배려라는 게 나만 잘하고 돋보여야지라는 마음으로 접근하다 보면 산으로 간다고 생각한다. 어떤 배우와  호흡을 맞추든 배려를 하면 그 분도 저를 배려할테고, 그래서 좋은 호흡이 나오지 않을까.
- 다시 뮤지컬로 돌아갈 계획은 없나.
▼ 무조건 있다. 내년에도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해야지’라고 생각 중이다. 될 수만 있다면 매년마다 한 작품씩 할 생각이다. ‘헤드윅’이라는 작품은 언젠가 꼭 다시 할 거고. 또 하고 싶은 작품은 여럿 있지만 창작 뮤지컬이나 뉴 라이선스 공연에 관심이 더 간다.
- 드라마나 영화에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작품은 없나.
▼ 장르적으로 따뜻한 드라마를 하고 싶다. 이번에 새로 들어가는 ‘형’이란 영화가 그런 느낌이다. 역할 자체도 양아치 냄새가 난다. 동생 등 처먹기도 하고(웃음). 그래서 기대하고 있다. 로맨스·멜로도 좋고 스릴러도 좋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를 하고 싶다.
- 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있는데, 독립하고 싶지 않나.
▼ 독립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그런데 종종 독립했다가 들어갔다가 해서 갈급함은 없다. 결혼해서 가정 꾸리고 싶은 생각이 왜 없겠냐. 결혼한 친구들을 보면 뒤쳐진다는 생각도 들지만, 쫓기고 싶지는 않다. 누가 해라해라하면 더 하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 연기를 안 했다면 지금 뭘 하고 있었을까.
▼ 운동선수를 했을 것 같다. 운동을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자신도 있다. 어릴 때 태권도를 했었는데 입상도 하고 나름 재능을 보였었다. 기타를 치기도 했지만, 삼수한 걸 보니 그쪽에는 재능이 없는 것 같다(웃음). 중학교 때 꿈을 물어보면 경영인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건 잠깐이지만 지금까지 생각을 해보면 배우를 하지 않아도 예체능 쪽을 택했을 것 같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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