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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환의 사자후] KBL 솜방망이 징계의 역사...김선형·오세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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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불법스포츠도박을 한 김선형(27, SK)과 오세근(28, KGC)이 코트로 돌아올 전망이다. 다만 KBL의 자체징계는 어떻게 될까?

의정부지검 형사5부(권순정 부장검사)는 23일 불법스포츠도박에 가담한 현역 KBL 프로농구 선수 13명 가운데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나머지 10명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국가대표 김선형과 오세근은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검찰에 의해 불기소 처분을 받은 10명의 선수는 코트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KBL은 다음 주 재정위원회를 열어 이들의 징계수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불법스포츠도박 혐의가 확실한 만큼 이들은 KBL 자체징계를 피할 수 없다. 다만 검찰은 베팅액수가 적고, 대학시절 했으며, 본인들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불기소 처분의 이유로 들었다. KBL 역시 징계수위에 이 점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 음주운전한 선수도 봉사활동 주는 KBL '솜방망이 처벌'

KBL의 징계는 전통적으로 솜방망이 처벌이 많았다. 지난 2013년 12월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SK 대 KCC전에서 SK 소속의 헤인즈는 김민구(24, KCC)를 고의적으로 밀쳐 부상을 입혔다. 재정위원회는 헤인즈의 비신사적행위에 대한 징계수위를 심의했다. 징계는 ‘2경기 출전금지와 500만 원의 벌금’에 불과했다. 해당경기를 맡았던 최한철 주심에게 견책, 이상준 2부심에게 1주일 배정정지가 부과됐다.

발표당시 KBL은 헤인즈 징계에 대해 “역대최고수준”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과거사례와 비교해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지난 2008-2009시즌 전자랜드 소속의 김성철은 LG의 기승호의 얼굴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이에 김성철은 2경기 출전정지를 당하고, 300만 원의 벌금을 물었다. 2002-2003시즌 SK 빅스 최명도가 오리온스 김승현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해 3경기 출전정지를 당하고, 500만원의 제재금을 낸바 있다.

KBL은 국가대표 차출기간 음주운전 사고를 낸 김민구에게도 면죄부를 준바 있다.

김민구는 지난 2014년 6월 7일 새벽 국가대표 농구팀 외박기간 중 음주 후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신호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다행히 본인을 제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 당시 김민구의 혈중알콜농도는 0.060%로 면허정지에 해당됐다. 사고여파로 김민구는 고관절, 발목 등에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사고당시 선수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치명적 부상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김민구는 지난 8월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14개월 만에 코트에 복귀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사건이 발생한 뒤 무려 17개월이 지나서야 늑장으로 재정위원회를 소집했다. 그것도 불법스포츠도박 선수들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김민구 건을 은근슬쩍 끼워 넣었다. KBL은 김민구에 대해 경고 조치와 함께 사회봉사활동 120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경기출전금지나 벌금은 없었다. 하나마나한 솜방망이 징계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걸맞게 KCC는 징계를 모두 이수하지도 않은 김민구를 정규리그 개막전에 출전시켜 다시 한 번 비난을 받았다. 추승균 감독은 “김민구의 봉사활동은 차차 나중에 하면 된다”는 발언으로 파장을 빚었다. 현재 김민구는 봉사활동을 이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반성했는지 사죄의 진정성에 의문을 품는 팬들이 남아있다.

▲ 프로야구의 단호하고 엄정한 징계, 프로농구는?  

헤인즈와 김민구의 사례로 미루어볼 때 KBL은 이번에도 불법스포츠도박 가담 선수들에게 경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스타가 부족한데 이들을 빨리 출전시켜야 저조한 흥행을 메울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하지만 더 이상의 경징계는 그나마 있는 농구팬들의 마음마저 완전히 돌아서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잘못한 선수를 따끔하게 처벌해야 징계의 의미가 있다. 그래야 선수들도 징계를 마치고 떳떳하게 코트에 다시 설 수 있다.

프로야구의 경우 포스트시즌에 삼성 라이온즈 소속투수 3명이 비시즌 억대 해외원정도박을 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줬다. KBO와 구단 차원에서 발 빠르게 대응했다. 이틀 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해당선수들을 모두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도덕적으로 당연한 결정이다. 당장의 성적보다 야구판의 투명성, 큰 그림이 중요하다고 본 것. 이 선수들은 수사결과에 따라 추가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야구팬들의 분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KBL은 검찰조사결과를 핑계로 차일피일 자체징계를 미뤄왔다. 그 사이에 이미 많은 팬들이 농구를 버렸다. KBL은 불법사건에 대한 경각심도 낮을뿐더러 대응자체도 너무 늦다. 이래서는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다시 붙잡을 수 없다. KBL은 불법스포츠도박에 가담한 선수들에게 팬들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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