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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예’ 정대윤PD “‘그녀는 예쁘다’ 아닌 왜 과거형이냐고요?”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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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표재민 기자]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는 마음씨가 예쁜 여자 김혜진(황정음 분)을 내세워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공감을 선사한 로맨틱 코미디였다. 시청률 4%대로 시작해 20%에 육박하는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이고, 그야말로 열풍이라는 단어가 과장되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화제성을 가진 드라마였다.

드라마 속 혜진의 분투기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혜진을 사랑하는 두 남자 지성준(박서준 분)과 김신혁(최시원 분)의 매력 대결은 설렜다. 참 착한 혜진이 외모까지 아름다워 보이는 마법이 발휘됐고,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울고 웃으며 푹 빠져 지냈다. 3개월간 안방극장에 행복을 선사한 ‘그녀는 예뻤다’의 수장은 놀랍게도 이번 작품이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리즈물을 연출한 정대윤 PD다. 2004년 입사 후 숱한 작품을 거치면서 기획과 연출력을 쌓아온 정 PD는 조성희 작가와 손을 잡아 대형 사고를 쳤다.

드라마를 만드는데 있어서 탄탄한 내공을 가지고 있었던 정 PD와 조 작가는 각각 간판 연출과 작가로 첫 발을 디딘 이 작품을 성공리에 마쳤다. 정 PD는 드라마 종영 후 OSEN과의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작가와 황정음, 박서준, 최시원, 고준희 등 출연 배우들에게 공을 돌리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드라마가 끝났는데, 기분이 어떤가.

시원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더 잘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든다. 아직은 정신이 없어서, 시간을 두고 복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너무 여러가지 감정이 한꺼번에 든다.(웃음)

-정말 큰 사랑을 받았는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작발표회 때도 이야기를 했지만 조성희 작가님과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와 캐릭터를 만들자고 이야기를 했다. 제목은 ‘그녀는 예뻤다’이지만 혜진이는 뽀글머리에 주근깨 있는 얼굴이지 않나. 어떤 시청자들은 화상을 입은 것이 아니냐고 하시더라.(웃음) 외모적으로는 망가졌을 수도, 과장된 부분도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한 외모와 스펙을 가지고 살고 있지 않나. 평범한,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주인공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작가님과 했다. 유쾌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다행히 많은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입해서 봐주신 듯 하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작가님과 처음부터 따뜻한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주인공이 성장하고, 진짜 예쁜 게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예쁘다는 것은 자존감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진짜 예쁜 사람이 아닐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순간이 예쁜 모습이 아닐까. 그런 사람이 진짜 예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외모가 예쁜 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않나.

드라마를 보면 누가 봐도 뛰어난 미모를 가진 배우가 못 생긴 사람을 연기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보통 캔디 캐릭터가 등장하는 드라마가 그렇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인물, 누군가에게 구박을 당하기도 하고 무시를 당하기도 하는 사람을 그리고 싶었다.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하면 주변 사람들 역시 그 사람이 예쁘게 보이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누가 봐도 뛰어난 미모가 아니어야 했고, 곱슬머리에 주근깨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지점에서 공감을 얻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목이 왜 ‘그녀는 예쁘다’가 아니라 과거형인 ‘그녀는 예뻤다’인가.

사람들이 많이 물어본다.(웃음) 작가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제목이 ‘왜 그녀는 예뻤다’여야 했을지 말이다. ‘그녀는 예뻤다’는 줄임말이다. ‘그녀는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언제나 예뻤다’의 줄임말이다. 드라마를 시작할 때는 혜진이가 못 생기게 보일 수 있는데, 혜진이는 어느 순간부터 예쁜 모습이 눈에 띈다.

혜진이는 처음부터 예뻤고, 중간에도 예뻤으며, 앞으로도 예쁠 것이라는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 물론 제목에 혜진이가 원래 예뻤지만 ‘역변’해서 못 생기게 됐다는 코믹한 의미도 담겨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만약에 ‘그녀는 예쁘다’라는 제목이었다면 드라마의 결말, 정답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혜진이가 못 생기게 보이지만 행동과 마음씨는 예쁜 것 다 알지 않느냐고 정답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과거에는 예뻤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결말을 봤더니 혜진이는 언제나 예뻤던 사람이었네요’라고 알 수 있게 이야기를 풀고 싶었다.

-첫 방송 시청률이 4%대였는데, 이렇게까지 상승할 줄 알았나.

시청률이 이렇게까지 잘 나올 것이라고 예상 못했다. 첫 방송 시청률이 낮게 나와서 작가님께 실망하지 말라고 여러 번 이야기를 했다. 연출을 하고, 편집을 하면서 만족한 작품이었다. 동시간대에 SBS ‘용팔이’가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청률이 잘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재밌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부끄러운 드라마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너무 자랑인지 모르겠지만(웃음) 그래도 첫 방송 시청률보다는 오를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 jmpyo@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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