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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엄마이기에 더 기대되는 여배우[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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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서정 기자] 배우 김정화가 2년여의 공백을 깨고 출연한 드라마 ‘디데이’에서 그의 모습은 ‘정말 잘 어울린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봉사와 기부 등 지금까지 보였던 행보, 지난해 출산으로 한 아이의 엄마가 된 김정화를 보면 재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의사 역할이 ‘딱’이었다.

김정화는 JTBC 금토드라마 ‘디데이’에서 따뜻한 마음과 배려로 팀원들과 환자들을 다독이는 외유내강의 정신건강과 전문의 은소율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데뷔 후 의사 역할도 처음이고 의사가운을 입은 것도 처음이라고는 하지만 김정화는 ‘인생 캐릭터’라고 해도 될 만큼 그에게 꼭 맞았다. 거기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사는 김정화는 극 중 갓 태어난 아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자신과 어울리는 연기를 하고 있다.

“평소에도 TV에서 재난이나 아이가 아파서 힘들어하는 분들을 보면 가슴은 아팠지만, 이번에는 실질적으로 와 닿았어요. 그리고 극 중 쌍둥이 아이의 체온이 떨어질까 봐 안아서 체온을 올려주는 연기를 했는데 그 마음이 어떤지 알겠더라고요. 조금씩 나이를 먹고 여자로서의 삶을 살다 보니까 예전보다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결혼하고 나서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삶에 있어 더 성숙해졌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김정화는 국내에서 꾸준히 봉사와 기부를 이어가고 있고 국제구호단체기아대책 홍보대사로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선행에 앞장서 활동하고 있다. 이에 김정화는 데뷔 15년 만에 주변에서 최고의 찬사를 들었다.

“누군가 저한테 그런 얘기를 했어요. ‘지금까지 네가 했던 캐릭터 중에 제일 너 같다’고요. 제가 차갑게 생겨서 도도하고 파스타만 먹을 것 같은 그런 이미지가 있는데 실제로는 안 그래요. 털털하고 소탈한 면이 있어요. 생긴 것과 실제가 크게 갭이 있지 않아요. 대중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실제는 다르죠. 그간 제가 맡은 캐릭터를 저에게 가져오거나 제가 맞춰가거나 했는데 소율이는 저랑 비슷해요. 저는 친구들 만나면 얘기를 들어주는 편이에요. 조언하는 것보다 위로해주고 들어주는 부분이 소율이와 비슷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김정화가 2년여의 공백을 깨고 데뷔 후 처음으로 의사 역할에 도전하게 된 건 ‘디데이’라는 작품이 자신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기 때문. 자신의 도전의식을 깨워준 작품이기도 했고 자신의 성향과 맞았기 때문.

“제 성격이 소심한데 ‘디데이’라는 작품이 흥미로웠고 호기심이 생겼어요. ‘디데이’를 통해 제가 도전의식이 있다는 걸 최근에 알았어요. 이 작품을 했을 때 ‘잘못 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보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돼서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국내에서는 첫 재난드라마이고 의사 역할이라 하게 됐어요. 무엇보다 인간애가 많이 담겨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기대가 됐고 흥미로웠어요.”

하지만 오랜만에 복귀라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에게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설렘과 떨림은 김정화에게 좋은 에너지를 줬고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걱정이 많았어요. 첫 촬영 때 테스트 촬영을 했는데 굉장히 떨렸어요. 데뷔할 때는 뭔지 모르고 떨리는지 아닌지 몰랐어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알면 알수록 어렵지만 양파처럼 까면 깔수록 매력이 있어요. 첫 촬영 때 떨리는 감정은 저도 신기했어요. 그 떨림이 설레면서도 새롭고 즐거웠어요.”



그리고 은소율이라는 캐릭터는 그에게 있어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극 중 은소율은 자신이 열심히 다친 사람들을 돕고 있는 동안 어머니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있을 거라는 신념으로 환자들과 지친 동료들을 다독여왔지만, TV에서 사망자 명단에 어머니가 있는 걸 보고 절망했고 장례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유골을 바닷가에 뿌렸다.

“극 중 소율이가 지진으로 엄마를 잃은 장면을 촬영했을 때가 친엄마가 돌아가신 지 3주기가 됐을 때였어요. 그때 엄마가 생각났어요. 연기할 때 유골을 바닷가에 뿌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나는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못했죠. 우리 엄마는 수목장을 해달라고 하셨는데 전 납골당에 모셨어요. 단순히 저의 욕심이었죠. 제가 엄마가 보고 싶을 때 보려고 납골당에 모신 건데 바닷가에 유골을 뿌리는 장면을 연기하면서도 지금이었어도 유골을 뿌리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드라마에서는 유골을 뿌릴 수밖에 없어서 뿌렸는데 마음이 힘들기보다는 엄마 생각이 많이 났고 울렁거림이 많았던 신이었어요.”

배우 그리고 엄마로서 살아가고 있는 김정화는 아이를 통해 새로운 삶을 즐기고 있다. 아이를 돌보는 것, 엄마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지만 ‘사랑’으로 모든 걸 극복하고 있고 이를 통해 성숙해지고 있다.

“저 하나 가꾸고 삶을 살아가기도 벅찬데 누군가를 보살펴야 하는 건, 사랑 없이는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이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제가 할 수 없는 것들을 하고 있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면서 삶에 있어서 사랑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사랑이 있기 때문에 아이를 돌볼 수 있고 잠도 못 자고 그렇지만 괴롭다고 생각하지 않고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사랑이 있기 때문에 희생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덜 이기적일 수 있는 건 아이를 낳고 엄마의 삶을 살고 그래서 성숙한 어른이 되어가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결혼 후 아내로서, 엄마로서 김정화는 스스로 이전보다 성숙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오랜 공백이 불안함을 가져왔을 수 있었겠지만, 그의 주변에는 김정화를 응원하는 가족들이 있었다. 때문에 당장 불안함은 없다. 성숙함, 여유로운 마음, 가족의 지지, 엄마가 된 배우 김정화의 다음 연기가 기대되는 이유다./kangsj@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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