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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한화, 자율야구로 안 되겠다"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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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오키나와(일본), 이상학 기자] "내년에는 다시 나서야 할 것 같다".

한화 김성근(73) 감독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막판 진심어린 속내를 드러냈다.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게 훈련 강도를 낮추고, 선수들 스스로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며 한 발짝 떨어져 지켜봤지만 결과적으로 실망스러웠다. 내년 초 스프링캠프부터는 다시 김성근 감독 특유의 지옥훈련이 가동될 분위기다.

▲ 오키나와에 왜 왔나
김성근 감독은 휴식 일을 하루 앞둔 24일 "선수들이 생각보다 창의력이 없다. 선수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그런 의식이 부족하다. 1년이 지나면 무엇이 부족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하는데 그냥 시간만 흘려보낸다. 오키나와에 왜 왔는지 모른다. 바뀌어야 하는데 어중간함 속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감독은 "캠프 초반 선수들에게 훈련 전 30분 정도 자기 시간을 줬다. 자기가 모자란 부분을 자발적으로 해야 하는데 똑같은 것만 하고 있더라"며 "지난해보다 연습 강도가 낮다. 작년에 비해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어도 행동이나 의식으로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김 감독이 이번 캠프에서 원래 스타일을 버린 것은 올해 시즌을 치른 과정에서 비판을 수용한 결정이었다. 그는 "시즌 중 억지로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선수들에게 자율로 시켜보니까 안 되더라. 내년에는 다시 (내가)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내년 스프링캠프에 지옥훈련 부활을 예고했다.
 
▲ 한국은 미국이 아니다
한화는 이번 캠프에서 와타나베 슌스케 투수 인스트럭터에 테니스 코치를 초빙하며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프리미어12 최고 투수로 군림한 일본 오타니 쇼헤이의 투구 영상을 다 함께 보기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왜 해야 하는지 모른다. 잘하는 사람은 남의 것을 보고 빼앗아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데 여기에 있는 선수들에게는 그런 것이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시야에 들어온 순간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연습이다. 눈으로 보고 생각할 때는 늦다. 몸이 안 되는 것이다. 지금 하는 것 보면 선수들에게 그냥 맡겨만 놓아서는 안 될 것 같다. 미국은 선수들 공급이 잘되기 때문에 알아서 하지만 한국은 선수 자원이 부족하다. 이 차이를 알아야 된다. 선수에게만 맡겨 놓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결론은 한화에 아직 자율야구는 멀었다는 것이다. "연습을 많이 한다고 좋은 게 아니다. 좋은 것을 습관으로 만드는 게 훈련이다. 아무리 열심히 해봐야 나쁜 폼으로 하면 그걸로 굳어진다. 프로라면 무엇이 좋고 나쁜지 보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하는 것 보니 멀었다"는 게 김 감독 말이다.

▲ 한화에 필요한 것은
김 감독은 "한화라는 팀에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이 뭔가. 발이 빠른 선수들이 필요하다. 스피드 하나만 있어도 이 팀에서 살 수 있다. 올해 송주호를 1년 내내 섰다. 사람들이 양아들이라고 하는데 어쩔 수 없었다. 방망이를 그렇게 못 쳐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송주호처럼 발 빠른 선수들은 있는데 그 선수들이 어떤 의식을 갖고 야구를 했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 감독은 "투수 쪽에서는 포크볼처럼 가라앉는 볼을 던지는 투수가 많지 않다. 슬라이더 투수는 있지만 위기에서 낼 피처가 부족하다. 옛날 쌍방울 시절 최정환이라는 투수가 있었다. 너클볼을 던질 줄 알아 주자가 들어찼을 때 쓰면 내야 땅볼을 잘 유도했다. 완투할 수 있는 투수는 아니지만 그 공 하나로 12명의 투수 엔트리에 들어 먹고 살았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장훈 선배는 오른 손가락이 하나 없지만 오른손으로만 몇 천개씩 타격훈련하며 오른손을 더욱 강하게 했다.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변화시키는 게 바로 강한 사람이다"며 "선수라면 자기를 상품화할 줄 알아야 한다. 뭔가 특색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문했다. 남은 마무리캠프 기간 동안 한화 선수들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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