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일본 야구인의 쓴소리 , “일본전에 일본인 심판, 납득할 수 없는 일”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5.11.25 08: 01

‘프리미어12’는 비록 한국이 초대 우승의 영광을 안기는 했지만 아마추어 룰에 따른 대회 운영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았다. 한국에 불리하고 일본에 유리한 대회일정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한국과 맞붙은 나라의 심판이 선심으로 배정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일본과의 준결승전과 미국과의 결승전에 일본, 미국인 심판이 버젓이 루심과 선심으로 나섰던 것이다.  
‘프리미어12’는 지난 2013년 IBAF(국제야구연맹)과  ISF(국제소프트볼연맹)이 합쳐서 만든 조직인 WBSC (World Baseball Softball Confederation)가 주최한 대회이다.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야구 종목 복귀를 겨냥, 대회를 급조했지만 대회 일정이 유독 일본에 유리하게 짜여 형평성 시비를 불러일으켰다.   
대회 뒤 한국야구가 모처럼 일본야구를 통쾌하게 꺾고 잔치 집 분위기에 들떠 있는 반면, 일본은 실패를 되돌아보고 오는 2017년 3월에 열릴 예정인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반드시 설욕해야한다는 각성과 촉구의 기사가 일본 매스컴에 실리고 있다.

사실 이번 ‘프리미어12’에 출전한 12개 나라 가운데 제대로 된 대표 팀을 꾸린 것은 메이저리거가 빠졌다곤 해도 한국과 일본이 그나마 온전했다. 미국 등 다른 나라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를 제외한 선수들로 팀을 구성, 한국과 일본에 비해 실력이 처졌다고 볼 수도 있겠다. 어찌됐든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한국과 일본은, 일본식 표현을 빌리자면 ‘진검승부’를 계속 펼치게 될 것이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 11월 22일치 기사를 보자. 이 신문 해설위원인 미야모토 신야(45)는 ‘프리미어12’ 대회 총평을 통해 “왜 일본이 우승을 할 수 없었는가, 확실히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 “국제대회에 걸맞은 투수를 선발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패인으로 들었다.
그는 “WBC나 올림픽 등 국제대회 때 일본 투수들이 매끄러운 공인구나 마운드 문제로 고전해왔다”면서 “하반신을 잘 쓰는 투수는 딱딱한 마운드를 꺼려하는 경향 강하고 커브나 포크볼을 주무기로 삼는 투수들은 메이저리그 사용구인 롤링스제에 고전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미야모토 신야가 지적한 점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조건에서 경기를 치렀으므로 핑계 같은 얘기다. 
다만 그가 “(한국과의 준결승) 일본전에 일본인이 심판을 맡았던 것은 스포츠계의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일본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것은 지나친 일”이라고 올바른 판단이다.  
미야모토 신야는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내야수 출신으로 2011년 일본프로야구 최고령 골든글러브(41세. 3루수 부문)를 수상한 경력이 있고 일본대표로 올림픽에도 두 차례 출전한 바 있다.  
그는 또 “올스타처럼 단순히 좋은 선수를 끌어 모으는 것이 아닌 적재적소의 스페셜리스트 선발이 중요하다. 야수는 유틸리티, 투수는 좌완 변칙형 선수가 있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대표타자들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전에 표적등판, 시속 160km짜리 공을 던진 오타니 쇼헤이에게 유독 맥을 추지 못했다. 빠른 공과 정교한 컨트롤을 갖춘 투수들을 만나면 고전했다. 그 해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1년 남짓 앞으로 다가온 2017년 WBC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반성은 곧 한국 대표 팀이 경계하고 참고로 삼아야할 자료가 된다. 맹목적 찬양보다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야구의 앞날을 고민하고 그 길을 찾아야할 때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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