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황선홍 감독이 포항에 남긴 3가지 유산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11.30 05: 40

 지난 5년, 황선홍(47) 감독이 포항에 남긴 유산은 금빛 찬란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29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라이벌 FC서울과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최종전(38라운드)서 후반 추가시간 강상우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포항은 3위(승점 66)로 시즌을 마감하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PO) 진출권을 획득했다.
포항의 레전드 황선홍 감독은 서울전을 끝으로 스틸야드와 작별을 고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니었다. 하지만 극적인 승리로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다. 황 감독은 "포항에서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쌓았다. 나 또한 다양한 경험을 했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작별 소감을 밝혔다.

▲화수분 유스
포항의 자랑은 튼튼한 유스 시스템이다. 황선홍 감독은 포항의 팀 컬러를 확고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지난 2011년부터 5년의 세월 동안 젊고 유능한 유스 선수들을 적극 기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외국인 선수 없이 꾸준한 성적을 낸 원동력이었다.
이명주 김승대 고무열 손준호 신진호 김대호 문창진 이광혁. 황선홍 감독의 휘하 폭풍 성장한 주인공들이다. 이명주 김승대 고무열은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K리그 신인왕 및 영플레이어상을 휩쓸었다. 올해에는 손준호가 영플레이어상을 노릴만한 활약을 펼쳤다. 신진호와 김대호는 팀에 없어서는 안되는 선수로 성장했다. 문창진과 이광혁은 팀의 미래로 떠올랐다.
황 감독도 "모든 선수들이 다 기억에 남지만 공격수에 대한 갈증이 많다 보니 성공을 못 시키고 떠나는 고무열이 뇌리에 많이 남는다. 향후 포항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3개의 우승컵
황선홍 감독의 가장 눈부신 성과는 3개의 우승컵이다. 2012년 FA컵 우승을 차지한 뒤 이듬해 K리그 최초로 더블(리그와 FA컵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2013년 12월 1일은 K리그와 포항 역사를 새로 쓴 날이었다. 당시 2위 포항은 실낱 같은 K리그 역전 우승의 희망을 품었다. 전제조건은 선두 울산과의 최종전서 승리하는 것이었다.
포항은 전후반 90분 동안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우승이 무산되는 듯했다. 하지만 추가시간 김원일의 짜릿한 천금 결승골이 터지며 극적인 1-0 승리를 거뒀다. 포항(승점 74)이 울산(승점 73)을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일구는 순간이었다.
황선홍 감독도 "2013년 울산과의 마지막 경기는 지도자로서, 축구인으로서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포항 지휘봉을 잡은 뒤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꼽았을 정도.
▲4번의 ACL 진출
포항은 과거 아시아를 주름잡은 명문 클럽이었다. 1997년과 1998년 ACL 전신이었던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서 2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2009년엔 ACL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통산 3번째 아시아 정상을 차지했다.
황선홍 감독은 부임 이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포항을 ACL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팀을 떠나는 올해에도 작별 선물로 ACL PO 진출권을 건넸다.
떠나는 황선홍 감독이 포항에 찬란한 유산을 남겼다./dolyng@osen.co.kr
[사진] 포항=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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