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원석 발견해 다이아몬드로 다듬은 장인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12.01 06: 53

포항 스틸러스와 작별한 황선홍(47) 감독은 원석을 발견해 다이아몬드로 다듬은 장인이었다.
길고 긴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여정이 막을 내렸다.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FC 간의 승강 플레이오프만이 남았다. 포항(승점 66)은 전북(승점 73), 수원(승점 67)에 이어 3위로 마감하며 차기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포항의 레전드 황선홍 감독은 지난달 29일 서울전을 끝으로 스틸야드와 작별을 고했다. 극적인 승리로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다. 황 감독은 "포항에서 좋은 추억을 쌓았다. 나 또한 다양한 경험을 했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작별 소감을 밝혔다.

황 감독이 포항에서 이뤄낸 눈부신 성과는 역시 성적이다. 지난 2011년부터 5년간 3개의 우승컵을 안겼다. 2012년 FA컵 정상에 오른 뒤 이듬해 K리그 최초로 더블(리그와 FA컵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ACL에 참가했고, 다음 시즌에도 PO 진출권을 선사했다. 리그 성적도 우수했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3위, 3위, 1위, 4위, 3위에 올려놓았다. 매년 우승 또는 ACL 진출 경쟁을 이끈 셈이다.
황 감독이 높게 평가받는 또 다른 이유는 유스 선수들의 적극적인 발굴과 기용이다. 젊지만 유능한 팀의 미래 자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기회를 줘 한국 축구의 숨은 진주를 발굴했다. 구단의 넉넉치 않은 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지만 그의 혜안이 빛나는 대목이다. 
이명주 김승대 고무열 손준호 신진호 김대호 문창진 이광혁 등은 황 감독이 캐낸 보석들이다. 특히 이명주 김승대 고무열은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K리그 신인왕 및 영플레이어상을 휩쓸기도 했다. 손준호도 2년 연속 맹활약을 펼치며 대표급 선수로 성장했다. 슈틸리케호의 일원인 김승대는 지난해 손준호와 함께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최근 손준호는 OSEN과 인터뷰서 "황선홍 감독님이 2년 동안 많은 도움을 주셨다. 훌륭한 재능과 기술이 없는, 부족한 나를 믿고 경기장에 내보내주셔서 항상 감사했다. 매 경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감독님이 원하는 걸 보여주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고마움을 표한 바 있다.
황선홍 감독은 원석을 보석으로 가공한 장인이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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