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제의 프리즘]최강희, "4연패? 그럼 제 명에 못 살 것 같은데"
OSEN 조남제 기자
발행 2015.12.03 08: 35

"4연패를 하라고? 그럼 제 명에 못 살 것 같은데".
2015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서 우승, 2연패를 달성한 최강희(56) 전북 현대 감독에게 3연패를 이룩한 사령탑이 이미 2명이나 있으니 4연패까지 도전해야 않겠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다.
최 감독은 "안 그래도 이번에 또 우승하고 나니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겨냥해 여기저기서 견제에 들어간 분위기가 느껴진다. 4연패까지 하면 제 명에 살기 힘들 것"이라며 이미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며 엄살을 피웠다.

최 감독은 이번 시즌까지 벌써 4차례 정규리그 패권을 손에 쥐었다. 2009년 전북을 사상 첫 정상으로 이끈 뒤 2011년에 이어 2014,2015년을 제패, 처음으로 연속 우승을 맛보며 지난 1983년 출범한 한국프로축구서 최초로 4회 우승을 해낸 사령탑이 됐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최다 연패 기록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박종환(77) 감독이 일화 천마 시절인 1993~1995년, 고 차경복 감독이 성남 일화 시절인 2001~2003년 각각 3연패를 달성한 기록을 넘어서는 4연패가 언급되고 있는 것.  
이미 개인적으로 FA(축구협회)컵(2005년, 전북은 2000, 2003년에도 우승)과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2006년) 우승까지 경험, 못 해본 게 없는 최 감독이지만 남은 부문이 연패 기록이고 전북과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이나 이미 재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라 돌발 변수가 없는한 2017년 이후에도 팀을 맡는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제 ACL과 FA컵서도 다시 우승할 때가 되지 않았냐는 물음에 최 감독은 "높은 분들하고 똑같은 얘기를 한다"는 대답으로 일단 받아쳤다.
이어 최 감독은 ACL과 관련 "최근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이 파격적인 스카우트로 일본과 함께 강세를 보이고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중동 팀들이 여전히 세지만 K리그 팀도 정상에 다시 오를 수 있다. 구단들이 선수에 보다 더 투자하고 잘 준비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K리그는 ACL이 2002년 현재의 체제를 갖춘 뒤 2006년 전북이 첫 우승에 성공했고 2009년 포항, 2010년 성남, 2012년 울산이 정상에 올랐지만 올해는 전북이 유일하게 8강까지 가는 데 그쳤다.
2005시즌 후반 전북을 맡아 프로 사령탑에 데뷔한 최 감독은 이미 K리그 최장수 '원팀 감독'으로 자리를 굳혔다. 2012시즌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대표팀 감독으로 통째로 팀을 떠나 있었을 뿐 올해까지 햇수로만 따지면 10시즌을 전북에 몸담았다.
풀타임이든 아니든 시즌 수로만 비교했을 때 김정남(72) 감독이 현대서 9시즌(2000~2008) 유공서 8시즌(1985~1992), 김호(71) 감독이 수원서 8시즌(1996~2003), 이강조(60) 감독이 광주 상무서 8시즌(2003~2010), 박종환 감독이 일화서 7시즌(1989~1995), 차범근(62) 감독이 수원서 7시즌(2004~2010)을 활동한 게 근접한 기록이다.
최 감독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연속 풀타임 사령탑이 될 수 있었으나 뜻하지 않은 대표팀 차출로 한 시즌 반을 빼먹어 풀타임 시즌은 8번이고 연속 재임한 기간은 2005년 7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6년 반에 이어 2013년 6월부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최 감독은 2011년 말 우승을 차지한 뒤 모교인 우신고 동기회에 모처럼 참석, 축하를 받으며 즐기던 도중 당시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의 호출을 받고 황급히 자리를 떠야 했다. 조 회장의 대표팀 사령탑 제의를 받은 최 감독은 일단 사양했으나 현대 호랑이 선수 시절인 1986~1987년 감독이었던 은사의 거듭된 요청을 더이상 거절하기 힘들어 최종예선까지라는 시한을 걸고 대표팀을 맡아 한국을 본선에 올려놓은 뒤 물러났다.   
이와 관련 최 감독은 "과거 대표팀 코치 시절부터 나는 대표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결국 본선에 진출했지만 개인적으로 오점만 남겼을 뿐"이라며 1년 6개월 동안의 대표팀 감독 재직 기간을 간략히 자평했다.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라는 질문에 최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그렇게 오랫동안 현역으로 활동했지만 스코틀랜드 출신이라는 이유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맡지 않았다"며 손사래쳤다.
어느덧 60세를 바라보는 나이가 된 최 감독은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는 최연장자 사령탑이었다. 챌린지에서는 이영무(62) 고양 감독, 박성화(60) 전 경남 감독, 김종필(60) 청주 감독, 박항서(56) 상주 감독이 선배였다. 상주가 승격돼 내년에는 클래식 최고참 자리를 박항서 감독에게 내주게 됐지만 최장수 사령탑 자리는 앞으로 그 누구에게도 내주지 않을 듯 싶다. /OSEN 편집국장 johnamj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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