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상호 보상선수로 LG 최승준 지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2.06 11: 01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주축 선수들을 뺏기며 전력 타격을 입은 SK가 본격적인 만회 절차에 들어갔다. 정상호의 보상 선수로 우타 거포 자원인 최승준(27)을 지명하며 팀 타선 정비에 박차를 가했다.
SK는 6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4년 총액 32억 원에 LG로 둥지를 옮긴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지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SK는 정상호의 올해 연봉의 200%인 4억6000만 원과 최승준을 받는 조건으로 보상 절차를 끝냈다. SK는 "2013시즌 퓨처스리그 홈런왕 출신인 최승준의 ‘우타 거포’로서의 잠재력에 주목했고,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특성에 적합한 선수라고 판단해 최승준을 선택했다. 또한, 인천지역(동산중-동산고) 출신인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예상 가능한 지명이었다는 평가다. SK는 정상호의 이적 후 LG의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분석하며 지명에 대비해왔다. 지난 2차드래프트에서 볼 수 있듯이 유망주 육성 기조가 뚜렷한 LG지만 투수를 우선적으로 묶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주목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야수 유망주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을 마치고 대상자들을 조사했다. SK는 “한화와 롯데에 비하면 LG쪽의 사정이 좀 더 나을 것”이라고 기대를 걸어왔다.

그리고 4일 LG로부터 받은 명단은 SK의 기존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역시 야수 유망주들의 이름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이에 SK도 4일과 5일 회의를 거듭했고 결국 최승준을 지명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큰 진통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완의 대기’로 평가되는 최승준은 SK의 최근 기조인 육성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수인 동시에 SK가 부족한 장타력을 갖추고 있어 현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선수다. SK로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 됐다.
SK의 지역 연고팀인 동산고를 졸업하고 2006년 LG의 2차 7라운드(전체 51순위) 지명을 받은 최승준은 188㎝ 88㎏의 건장한 신체조건을 자랑하는 우타 거포 자원이다. 올해 초반에는 팀 사정상 4번 타자를 맡았을 정도로 LG와 양상문 감독의 기대가 큰 선수였다. 비록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아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2군에서 보냈으나 퓨처스리그 48경기에서 타율 3할2푼7리, 11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0.600이었다. 장타력을 갖춘 유망주라는 점은 이미 충분히 증명이 됐다.
SK는 올해 간판타자인 최정의 부상으로 팀 타선의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그나마 시즌 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정의윤이 맹활약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시즌 내내 부족한 장타력에 울었다. 비교적 구장 규모가 작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홈으로 씀에도 불구하고 팀 장타력은 0.410으로 리그 6위에 머물렀다. 팀 홈런도 145개로 리그 5위에 그쳤다.
나이로 봤을 때 아주 싱싱한 유망주로는 볼 수 없지만 최근 SK 팀 전력구조를 보면 전략적 가치도 크다. 장타력 부재를 실감하고 있는 SK는 최근 들어서야 거포 자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임석진 김동엽 등이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그러나 1군급 선수로 성장하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한동민 김도현은 올해까지 군 복무가 예정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승준은 선도적 혹은 경쟁자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SK는 정상호의 이적으로 포수 자리가 비었다. 이재원이 주전 포수로 나서는 시간이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를 내야수(헥터 고메즈)로 선발함에 따라 정의윤이 주전 우익수로 고정될 확률이 있다. 당장 지명타자 자리가 비어 있으며 최승준은 다른 경쟁자들과 함께 이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붙박이 주전 박정권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때로는 1루 수비에 나서는 모습도 떠올릴 법하다.
한편 SK는 지난 4일 윤길현을 4년 총액 38억 원에 영입한 롯데로부터도 보호선수 명단을 받았다. 현재 대략적인 틀이 결정된 상황으로 마무리 단계다. SK는 7일 윤길현의 보상선수를 발표함과 동시에 정우람을 영입한 한화와도 치열한 두뇌싸움을 시작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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