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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석, “연애요? 아직 ‘아시아 공주님’이 안 나타났어요” [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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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소영 기자] 올해 서른 살을 맞은 장근석은 무려 25년을 연예계에 종사한 베테랑 배우다. 일평생을 연예인으로 살아온 만큼 기쁜 점도, 힘든 점도 남들보다 몇 배로 꼽을 수 있을 터.

특히 말 한 마디, 순간의 표정까지 모두 기록으로 남는 직업이니만큼 이에 대한 스트레스도 어마어마할 테지만, 직접 만난 장근석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도가 튼 듯 담담한 말투를 유지했다. 뿐만 아니라 연애부터 ‘허세근석’에 대한 생각까지 털어놓으며 ‘탈연예인’급 솔직함을 뽐냈다.

- 벌써 데뷔 25년차다. 연예계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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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도쿄돔 공연이 끝났을 때에요. 제가 10년 안에 일본 메이저 시장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9년 만에 도쿄돔에 들어갔어요. 도쿄돔 공연을 들어가고부터 뇌가 멈추더라고요. 10년 동안 버틴 건 이 목표를 위해서였는데 다음을 찾지 못했어요. 6개월 동안 집 밖에 안 나가고 전화도 끄고 지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저절로 치유가 되고 세상에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너무 과부하였던 것 같아요. 사람이 쉬어야 하는데 쉬는 시간에 안 쉬고 계속 일을 하니까 머리에 에러가 난 거죠. 사람들이 왜 우울증에 걸릴까 몰랐는데 이러다 진짜 걸리는 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 뒤로 시간배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놀땐 놀고 일할 땐 일하고 쉴 때는 쉬고. 절가는 걸 좋아한다. 스님이랑 차 마시고 절밥 먹고. (절 오빠인 셈인가.) 절 왕자로 해주세요(웃음).

- 그럼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인가.

가장 기뻤던 순간은 서른 살이 된 지금이에요. 매일 매일이 기뻐요. 좋은 사람이 옆에 있고 복귀를 하는데 있어서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들과 용기를 주셨기 때문에 이렇게 버틸 수 있었어요. 좋은 매니저, 홍보대행사, 가족. 친구들까지. 얼마 전에 친구들이랑 밥을 먹는데 TV에서 ‘프로듀서101’이 방송하더라고요. 친구들이 그걸 보고 ‘야. 너 연예인이었냐?’라고 하길래, 제가 ‘연예인이라니. 왕자님’이라고 했어요.

- 포털사이트에서 지우고 싶은 사진이나 인터뷰가 있나.

하나도 없어요. 전 제 인생에 당당하니까요. 웃긴 사진도 사람들이 보고 웃으면 그 사람을 웃게 만들어 준 거잖아요. 그걸로 땡. 왜냐면 너무나 당당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속옷 광고 10년 째 놀리는데 저는 당당해요. 그걸로 우리 가족 일 년치 월세 220만원을 냈거든요.

- '허세 근석'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성장통이죠. 20대 초반, 10대 후반 요즘엔 ‘중2병’이라고 하지 않나요? 저보고만 비웃지 말고 본인들 미니홈피 들어가서 보길 바란다. 저보다 더 웃길 걸요?(웃음) 저는 지금도 가끔 봐요. 제가 집에 혼자 있을 때 제일 좋아하는 게 흔적 찾기에요. 포털사이트 들어가서 제 이름도 쳐보고 공연DVD나 드라마를 싹 보면 서른부터는 진짜 새롭게 리셋을 해야겠다는 결론이 나오더라고요. 지금까지 한류스타 장근석이었다면 이제는 왕자님인 거죠. 올해는 해외 활동도 병행하면서 좀 더 공격적인 국내 활동을 할 예정이에요.

- 슬슬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나.

쥐뿔 아무도 없어요. 속 빈 강정이죠(웃음). 여자들이랑 술 먹는 시간은 많아요. 파티 좋아하니까 연예인 일반 친구들 다 와서 그렇게 재밌게, 합법적으로 놀긴 하는데 내 것이 없어요. 저는 멀티가 가능하지 않은 사람이라 사랑에 빠지면 사랑에 집중해요. 지금은 재단일도 있고 복귀도 해야 해서 연애하는 시간이 아까워요. 나이가 나이인지라 쉴 때는 확 쉬어야 하는데, 지하주차장 가서 만나고 데리러 가고 데리러 오고 그런 거 절대 못해요. 하지만 사랑하는 여자가 나타나면 하겠죠? 아직 ‘아시아 공주님’이 안 나타났어요(웃음).

- 같은 연예인과 만날 생각은 없나.

동료 여배우들은 같은 업계에 있기 때문에 여자라기보다 동료의 느낌이에요. 저는 마지막까지 여배우를 챙기는 게 남자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저보다 예쁘게 나와야 하고, 메이크업이 떠있으면 촬영 멈추고 스태프한테 얼굴 고치게 하고 다시 촬영해요. 여배우가 예뻐야 제가 사랑한다는 게 맞아떨어지죠. 두부집 딸래미라도 예쁘니까 제가 반했겠죠. 여자는 항상 남자의 케어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여배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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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가.

의리 있는 여자, 진심이 있는 여자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심이 많아요. 외국 사람들이 마술쇼 하면 제일 어려워하는 게 한국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마술을 보여주면 ‘저거 분명히 뭐가 있을 거다’라고 한대요. 저한테는 의심 안 해도 돼요. 제가 사기 칠 것도 아니고, 장난칠 시간도 없는 상황인데 굳이 여자한테 추파를 던질 이유가 없어요. 하지만 정말로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진심을 다해서 사랑을 하겠죠. 이번 생에는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 노력할게요(웃음).

- 유독 장발을 고수하는 것 같은데, 개인의 취향인가.

사실은 반삭 느낌으로 짧게 자르고 싶어요. 남자들은 머리에 치장하는 걸 싫어하는데 작품에서 보여주는 게 가장 이벤트가 좋으니까, 그 역할에 맞춰서 머리를 자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지금은 놀고 있는데 괜히 머리 잘라서 이슈를 만들고 싶지 않아요.

- 가수, DJ, 배우 등 끼가 많다. 이 중 가장 잘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

죽을 때까지 배우죠. 연기 잘 하고 싶고. 근데 제가 멀티는 안 되지만 시간 배분을 잘 하기 때문에 노래도 하고 싶어요. 혼자 부르고 혼자 듣게. 무대는 깔아주면 해요. 노래는 혼자 할 수 있지만 연기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솔직히 말해서 연기 매일 하고 싶어요. 하지만 연기는 다른 배우의 컨디션과 제작사의 스케줄, 좋은 대본 등도 고려해야 해요. 배우들은 항상 기다리는 게 직업이에요. 촬영장에서도 그렇고.

- 마지막으로 팬들과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팬들에게는 사랑한다.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시청자 분들께는 올해도 고생 많으셨고, 새해에 장근석이 여러분에게 돌아왔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하루빨리 장어(장근석 팬클럽 이름)가 되어 주세요. 멋있게, 정직하게 열심히 뛰어 보겠습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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