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치인트’, 김고은이 홍설이어서 참 다행이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1.20 10: 27

원작이 있는 드라마는 캐릭터와의 정확도를 중요시하는 원작 팬들의 극성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역시 원작에서 튀어나온 배우들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데, 김고은의 경우 원작 캐릭터와의 외모 정확도는 떨어지나 오롯이 연기로 부족한 정확도를 완벽히 채웠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달달한 사랑을 하면서도 언제나 불안에 떠는 일이 많은 홍설, 그런 홍설의 오락가락하는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김고은. 이제는 김고은이 아닌 홍설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김고은은 현재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홍설을 연기하며 제작진이 왜 그를 여주인공 홍설로 택했는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치즈인더트랩’은 원작 웹툰이 1억 조회수를 넘긴 인기작. 드라마 방영 전부터 출연 배우들에 대한 네티즌의 평가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치어머니(치즈인더트랩+시어머니)’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그 중 가장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배우는 데뷔 후 연기 꽤나 잘한다는 인정을 받았던 김고은이었다.
영화 ‘은교’에서 과감한 노출로 화려한 데뷔를 했던 김고은은 ‘차이나타운’(2014), ‘협녀, 칼의 기억’(2014) 등에 출연하며 충무로의 보석으로 불리던 배우다. ‘치즈인더트랩’을 통해 처음으로 안방극장 문을 두드린 이 배우는 원작 캐릭터와 비교적 동떨어진 외모로 인해 ‘치어머니’들의 걱정을 샀다. 연기야 뭐 흠 잡을 데 없지만, 팬들이 상상하던 홍설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

이윤정 감독은 방영 전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김고은에 대해 “김고은은 이미 20대 초반 여배우 중 독보적인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라면서 “어떤 캐릭터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강력한 힘이 있어 애초부터 염두에 두고 제일 처음 러브콜을 보냈던 배우”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또한 이 감독은 “아직 보여주지 않은 김고은의 깨끗하고 때 묻지 않은 매력과 복잡한 심리묘사가 필요한 홍설 캐릭터를 버무린다면 웹툰의 매력을 그대로 보여줄 새로운 홍설이 탄생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 감독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김고은은 원작 캐릭터 외모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연기로 홍설이 가진 고민과 아픔을 잘 연기하고 있다. 홍설은 누구나 멋있게 생각하고 집안까지 좋은 선배 유정(박해진 분)의 사랑에 늘 불안해하고 있다. 두 사람은 처지가 다르고 성격도 어긋나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홍설이 불안해하고 주저하는 이야기가 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원작에서도 두 사람이 서로 오해하고 화해하는 이야기가 계속 펼쳐졌다.
자칫 잘못 하다가는 남자 주인공의 사랑을 믿지 못하는 단순한 민폐녀로 여겨질 수 있는 캐릭터인데, 김고은은 홍설이 왜 불안해하고 왜 주저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있다. 민폐를 끼치기 싫어하고 자립감이 높은데, 그래도 사랑을 시작한 후 불안한 감정이 드러나는 안쓰러운 모습. 김고은은 흔들리는 눈빛 변화와 냉정하려고 노력하나 자꾸만 초조해지는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하고 있다. 덕분에 김고은이 연기하는 홍설을 보면 취업에 대한 걱정 때문에 아등바등했던 대학생활을 추억하는 이들이 많다. 김고은에게 공감이 간다는 2~30대 시청자들이 많은 것.
결국 원작 캐릭터와 얼마나 닮았느냐보다는 얼마나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 그리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김고은이라는 배우가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방송 전 적지않은 부담감을 가지고 임했을 김고은은 연기로 부족한 캐릭터 정확도를 완벽히 끌어올리며 연기 잘하는 배우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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