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이동국 경쟁? No, 최강희가 말하는 공존법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2.06 05: 59

겨울 이적시장에서 가장 화끈한 팀은 전북 현대와 FC 서울이었다. 전 포지션을 보강하며 2016년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바탕을 만들었다. 경쟁은 팽팽했다. 자신들이 부족한 점을 채워갔다. 그런 선수 영입 경쟁에서 마침표를 찍은 건 전북이었다. 전북은 지난 4일 김신욱과 에릭 파탈루의 영입을 발표했다. 전북의 약점을 완전히 채우는 결정적인 영입이었다.
골키퍼를 제외한 전 포지션이 강화됐다.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는 사실상 없다. 누가 경기에 나서도 베스트 멤버다. 진정한 더블 스쿼드는 이런 것이다라는 걸 보여준다.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이로 선수 기용에 애를 먹었던 전북의 모습은 올해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선수들을 기량 차이 때문에 믿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며 "베스트 11을 바꾸면 안 좋은 것도 있지만, 선수들의 능력이 있는 만큼 극복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점은 매우 크다. 장기 레이스인 시즌을 운영하다 보면 중요 경기가 아닐 경우 100% 전력을 가동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지금의 전북 만큼은 매 경기를 100%로 가동할 수 있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과 김신욱의 기용을 예로 들었다. 두 선수를 동시 기용해 득점력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릴 수도 있지만, 한 선수만 선발로 기용해 다음 경기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 뛰는 경기에만 전념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지난해의 동국이가 70~80%로 경기를 뛰었다면, 올해의 동국이는 120% 이상으로 뛸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에는 경기에 뛰면서도 다음 일정에 대한 부담 때문에 체력 안배를 해야 했다. 선수는 물론 나도 그랬다. 그러나 올해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 매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며 "5월까지 1주일에 2~3경기를 하는 일정이다. 지금의 우리는 모든 경기에 총력을 다할 수 있다. 정규리그도 초반부터 달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취약점으로 꼽혔던 세트피스도 전북의 최대 강점이 됐다. 김신욱(196cm), 임종은(193cm), 에릭 파탈루(193cm)가 합류하면서 제공권 장악력이 어느 팀보다 앞서게 됐다. 최 감독은 "키만 크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우리 팀에는 김보경, 최재수, 이재성 등 킥 능력이 좋은 선수가 많다. 다양한 위치의 세트피스를 활용하게 됐다"면서 "내려서는 팀을 상대로 중거리 슈팅과 세트피스가 취약했는데, 이제는 우리 팀의 장점이 됐다"고 전했다.
전제 조건이 있었다. 세밀함이다. 큰 키의 선수가 많더라도 머리에 맞추지 못하면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조직력을 올려서 세밀함을 키워야 한다. 키만 큰 건 강점이 아니다. 세밀함이 우선이 돼야 한다"며 "지난해 전반전 득점력이 저조했는데, 상대가 내려서는 경우가 많아서였다. 세밀한 중거리 슛과 세트피스가 없어서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모습을 줄일 수 있다. 선제골을 빨리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 김신욱과 파탈루가 해외 전지 훈련을 마친 시점에 합류한 탓에 조직력을 끌어 올리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뜬금포와 같은 영입이다. 선수들도 놀랐다"며 "남은 기간 동안 집중해야 한다. 해외 전지 훈련이 경기 위주였다면, 목포 전지 훈련에서 부족한 체력과 조직력을 올려야 할 것이다. 쉽지 않지만 조합을 잘 만들 것이다. 그러면 초반부터 충분히 좋은 모습이 가능하다.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김신욱과 파탈루의 합류는 팀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걱정보다는 긍정적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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