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토크] '캡틴' 류제국, “후배·팬들께 인정받겠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2.10 06: 00

패턴 다양화, 커브 제구 향상 집중 
개인성적과 팀 성적 두 토끼 다짐
“2013년에는 꼭 보여줘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올해에는 당시의 의지에 책임감을 더하려고 한다. 나부터 잘해야 후배들과 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LG 트윈스 류제국(33)이 주장이자 선발투수로서 2016시즌을 향한 포부를 전했다. 2013시즌 승률왕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선수단 전체가 하나 되도록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현재 류제국은 커브 제구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불펜 피칭에선 커브의 비중을 높여 100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단체훈련 일정이 끝난 후에는 다시 마운드에 올라가 강상수 코치와 함께 투구폼 교정에 들어갔다. 
“2013년부터 투구시 왼쪽 어깨가 지나치게 들어가는 안 좋은 버릇이 생겼다. 이를 바로잡는 연습을 따로 하는 중이다. 어깨를 좀 피면 제구와 구속 모두 좋아질 것 같다. 특히 커브의 제구도 이렇게 하면 좋아질 것 같다. 일단 커브 제구는 이전보다는 나아졌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 여전히 땅에 꽂히는 경우가 많다. 더 좋아져야만 한다.”
고교시절 류제국은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과 각도 큰 커브로 무대를 평정했다. 그런데 미국시절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면서 커브 제구를 잃어버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4년의 공백기도 있었다. 
“커브는 예전부터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빠른 공만큼이나 커브가 좋다는 평가를 받곤 했다. 하지만 수술을 하면서 커브 감각을 잃어버렸다. 당시에는 커브를 던지고 나면 팔꿈치가 저려서 일부러 6, 7초 동안 마운드 위에 멈춰있기도 했다. 게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공백도 길어졌다. 잃어버린 커브 제구를 찾기 위해 커브를 던지는 투수들의 조언을 꾸준히 듣고 있다. 우리 팀에선 정우가 커브 제구력이 뛰어나다. 정우에게 항상 물어본다.” 
류제국의 최대 장점은 구위다. 예전처럼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을 구사하지는 않지만,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 모두 강렬하게 움직인다. 양상문 감독은 “한국에서 제국이보다 변화가 심한 공을 던지는 투수는 없다”며 류제국 만의 확실한 무기가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 또한 “류제국이 나올 때는 득점권에서 초구 강공 사인을 내기 힘들다. 투심의 변화가 강하기 때문에 배트가 나갔다가 병살타를 치기 쉽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류제국은 주로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섞으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커브는 네 번째 구종이자 2스트라이크 이후 던지는 승부구. 류제국은 커브를 자유롭게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있다면, 보다 수월하게 타자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볼카운트 싸움이 불리할 때마다 던질 구종이 확연히 줄어들곤 했다.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패스트볼을 던졌고, 상대에게 타이밍을 읽혀 맞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 커브가 땅에 꽂히지 않고, 원하는 대로 스트라이크 존에 꾸준히 들어간다면, 큰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승부도 빨라지고, 패턴도 다양해질 것이라 본다.”
덧붙여 류제국은 주장으로서 그라운드 밖에서의 역할에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후배들에게 큰 지지를 받은 만큼, 후배들을 위한 주장이 될 것을 다짐했다. 후배들을 돕는 게 LG가 꾸준히 발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팀 많은 선수들이 변화를 바라고 있었나보다. 특히 후배들이 그런 생각을 가진 것 같다. 사실 압도적인 표차로 주장이 될 것이라 예상은 못했다. 주장이 된다는 기대만 좀 있었다. 투수들과 2군 후배들이 나를 많이 뽑아준 것 같더라. 후배들의 지지로 주장이 된 만큼, 최대한 많은 의견을 들어보려고 한다. 물론 모든 선수들의 의견을 듣는 게 쉽지는 않다. 그래도 될 수 있으면 다수의 의견을 듣고, 특히 어린선수들의 의견을 더 들으려고 한다. 우리 세대의 경우, 앞으로 길어야 5년 정도 야구를 한다. 하지만 어린 후배들은 앞으로 선수생활이 15년 이상 남아있다. 어린선수들이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받아야 이 선수들이 선배가 됐을 때 후배들에게 더 많은 것을 전달해 줄 수 있다. 이런 게 유지되어야 구단 전체가 발전적으로 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류제국은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시절을 돌아봤다. 당시 슈퍼스타였던 베테랑 선수들을 바라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컵스에 있을 때 유명한 베테랑 선수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렉 매덕스부터 데릭 리, 케리 우드, 카를로스 잠브라노 등 쟁쟁한 선배들 천지였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이 항상 어린 선수들을 잘 챙겨줬다. 당시 선배들이 ‘우리는 너희가 앞으로 더 편하게 야구하고, 야구를 더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게 우리가 할 일이다’고 했었다. 당시 그 말을 듣고 정말 멋있다고 느꼈다. 미국사회는 공통적으로 후배, 혹은 자식들이 나보다 더 좋은 환경,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의식이 있더라. 이러한 문화를 경험하면서 왜 나보다 우리가 중요한지,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우리를 만들 수 있는 지 알게 됐다. 한국에 돌아왔고, LG에 들어온 후 주장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내가 주장이 돼서 LG 트윈스하면 선후배가 서로 돕는 팀, 잘 뭉치는 팀을 만들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류제국은 선발투수로서 개인성적, 주장으로 팀 성적과 분위기를 모두 잡는 2016시즌을 만들 것을 다짐했다. 
“2013년 LG에 오기 전까지 4년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래서 당시에는 무언가를 꼭 보여줘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 올해는 당시의 의지에 책임감을 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부터 잘 해야 후배들과 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다행히 준비가 잘 되고 있고, 팀 분위기도 좋다. 이대로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류제국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히는 2016년을 만들어 보겠다.” 
한편 류제국은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이형종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2013년 LG 입단당시, 진주 2군 캠프에서 류제국과 가장 먼저 친해진 선수가 이형종이었다.
“형종이와 1군 캠프에서 함께 하고 있어서 기쁘다. 그동안 형종이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포지션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형종이가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남았으니까 이제는 안 된다고 주저앉지 않았으면 좋겠다. 포기하지 않으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고 형종이를 응원하고 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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