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토리] 두산의 사도스키? 한국어 영재 에반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2.12 05: 57

혼자서 숫자 읽는 방법 익혀
음식부터 언어까지 적응력 만점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30)가 범상치 않은 적응력을 보여 보는 이들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에반스는 현재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 중인 팀의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운동하고 있다. 일찌감치 계약한 투수 마이클 보우덴에 비해 호주에 온 것은 늦지만, 한국음식을 맛보는 것부터 시작해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특히 한국어를 배우는 속도가 정말 빠르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선수가 오면 처음엔 국내 선수들이 간단한 표현들을 알려준다. 통역을 담당하는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배우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에반스는 스스로 공부까지 하고 있어 동료는 물론 구단 관계자들을 흡족하게 한다.
시드니에서 에반스를 지켜보고 있는 두산의 한 관계자는 “동료들에게 물어보고 인터넷 검색도 하면서 숫자 읽는 법을 깨우쳤다. 1부터 10까지는 물론 20, 30 등 10단위 숫자도 읽을 수 있다”고 전했다. 궁금하면 먼저 찾아보면서까지 배우려는 적극성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에는 지나가는 선수를 보고 혼자서 ‘삼십췰’이라고 발음하기도 했다. 아마도 37번 유니폼을 입은 박건우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관계자는 “에반스가 ‘한글에는 일정한 로직(논리)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하더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에반스는 물론 먼저 호주에 도착해 동료들을 만난 보우덴도 한국어를 배우려는 의지가 대단하다. 구단 관계자는 “아직은 (한국어가) 미흡하지만 일취월장하고 있다. 둘 다 아주 활발한 성격은 아니지만 예의가 바른 스타일이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식사시간이 되면 능숙한 젓가락질 솜씨까지 보이며 한국음식도 뚝딱 해치운다.
이제 야구만 잘하면 된다. 팀에 합류한지 보름 정도밖에 되지 않은 관계로 지금까지 치렀던 두 번의 청백전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일본 미야자키로 옮긴 뒤에는 일본 팀들과의 실전에 투입될 수 있다. 우선 적응 면에서는 합격선을 넘은 100점 수준이다.
한국에서 오래 생활하며 좀 더 깊게 언어를 공부한다면 롯데의 라이언 사도스키 해외 스카우트 코치와 같은 케이스가 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다. 사도스키 코치는 현역 시절 스포츠신문을 읽으며 자신을 다룬 기사를 찾아보곤 했다. 가끔 모르는 단어의 의미만 물어봤을 뿐 큰 어려움 없이 읽었다. 에반스도 앞으로 어떤 한국말 표현으로 주위를 놀라게 할지 모른다. /nick@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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