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컴백' 심우연,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2.12 06: 46

#지난 2010년 3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서울의 3라운드 경기서 전북 소속의 심우연은 경기 종료 3분 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트렸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전북에 이적한 심우연은 히어로로 등극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오른손을 권총 모양으로 만들어 관자놀이에 갖다 댄 채 서울 서포터석으로 가로질러 달려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심우연은 골 세리머니에 대한 의미를 "서울에서 뛰던 심우연은 죽었다라는 의미였다"라고 설명해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운명의 장난인가. 죽었다던 심우연이 서울로 돌아왔다. 11일 서울은 "장신 수비수 심우연을 성남에서 영입한다. 계약기간은 2년"이라고 밝혔다.
동북고-건국대를 거쳐 지난 2006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심우연은 K리그 통산 124경기에 출전, 8골-2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2005년 네덜란드 청소년 월드컵에 출전해 활약했다. 더불어 FC서울 소속 시절 때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 U-23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심우연은 서울에서 큰 인정을 받지 못했다.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지만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시즌 동안 경기 출전이 26회에 불과했다. 결국 심우연은 서울이 하대성 영입을 위해 김승용과 함께 전북으로 이적했다. 따라서 서울에서 자리 잡기를 원했던 심우연은 상실감과 배신감이 컸다.
물론 당시 심우연의 세리머니와 비슷한 경우는 있었다. 광주 남기일 감독이 현역시절 부천 소속으로 전남과 경기서 팬들에게 감자세리머니를 펼쳤다. 당시 논란이 컸었는데 남 감독은 그 이듬해 전남으로 이적했다. 이적과 함께 팬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이적 후 첫 경기서 결승골을 넣으면서 흥분됐던 그는 완전히 달라졌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변신한 심우연은 전북에서 자신의 선수생활 중 가장 뚜렷한 기록을 남겼다.
심우연은 그동안 여러가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권총 세리머니 외에도 2007년에는 경남 비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경남과 홈 경기서 심우연은 상대 수비수에게 얼굴을 맞아 눈두덩이가 찢어졌다.
심우연은 홈페이지 제목을 '마치 월드컵 1승이라도 했네'로 만들고 메인화면 인사말 코너에 '5월 9일날 이겨 줄께, 그 멤버 그대로 나와'라는 다소 도발적인 표현을 썼다. 또 게시판에 '너네가 아무리 우릴 이기고 설사 K리그를 우승해도 너넨 경남이야 ㅋㅋ'라는 글을 남겼다.
당시에도 팬들은 강하게 어필했다. 팬들의 의견이 갈리며 옹호와 비난이 이어졌다. 결국 자신의 홈페이지 내용을 바꾸고 팬들과 댓글전쟁을 마쳤다.
논란이 많았던 심우연은 전북에서 이른바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2013년 성남으로 이적한 뒤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성남에서 3시즌 동안 총 17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따라서 이번 서울 이적은 심우연에게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서울로 돌아온 심우연에 대해 서울팬들은 여러가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소속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제는 '서울의 심우연'이 다시 됐다. 우연이 아니더라도 심우연은 K리그 최고의 이적생으로 떠오르게 됐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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