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KBO, 상위 절반이 연봉 90% 쓸어갔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2.13 07: 05

45.9%의 선수들이 전체 85.6%의 연봉 차지
비상식선의 연봉 인상으로 양극화 논란 거세
KBO 리그 선수들의 연봉이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개한 선수 등록 현황에 따르면 현재 KBO 리그 등록 선수는 10개 구단 587명(외국인 제외)이고 총 연봉은 682억1500만 원이다. 평균 연봉은 1억1621만 원으로 지난해 첫 평균 1억 원(1억359만 원) 시대를 연 뒤 떨어질 줄 모르고 상승하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는 말 그대로 쩐의 전쟁이다. 올해 역대 최다인 148명이 억대 연봉자다. 역대 최초로 구단별 연봉 상위 27명의 평균 연봉이 2억 원을 돌파(2억1620만 원)했다. KBO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KBO 리그의 1982년 평균 연봉은 1215만 원이었다. 34년 만에 8.6배가 오른 셈이다. 1군 연봉만 비교하면 17.8배가 올랐다.
한화 김태균은 16억 원으로 5년 연속 리그 최고 연봉을 기록하며 KBO 리그의 임금상승률을 이끌었다. 20년 전인 1997년에는 14명의 선수 만이 억대 연봉자였고 최고 연봉자는 김용수(1억2200만 원)이었음을 보면 선수들 간의 연봉 격차도 현저하게 벌어진 셈이다.
1982년 최저 연봉은 600만 원, 최고 연봉자는 2400만 원(박철순)으로 4배 차이가 났다면 현재는 최저 연봉 2700만 원, 최고 연봉 16억 원으로 59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구단 별 상위 27위 선수 총 270명이 583억 7500만 원을 가져갔다. 45.9%의 선수들이 85.6%의 금액을 쓸어간 것이다.
이는 1999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FA 제도의 영향이 크다. 1976년 미국에서 시작된 뒤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선수들의 임금을 급상승시킨 FA는 최근 선수들에게 손쉽게 억대 연봉을 안겨주는 수단이 되고 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선수들의 FA 금액이 현실적으로 납득 어려운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은 많아지지만 슈퍼 스타는 좀처럼 탄생하기 어려운 최근 기류 속에서 구단들이 원하는 선수는 몸값이 쑥쑥 오르고 있다. 한화는 3년 새 FA를 8명이나 데려오면서 총 연봉이 58억 원이나 올랐고 결국 역대 최초로 팀 연봉 100억 원(103억1800만 원) 시대를 열었다. 팀 연봉 최저 팀인 넥센(42억4700만 원)보다 142%가 높다.
돈은 곧 실력이라는 프로스포츠. KBO 리그는 34년 전보다 야구를 18배나 잘하게 된 걸까. 거리를 좁혀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10%나 야구 실력이 늘어난 것일까를 생각해봐도 올해 KBO 리그는 박병호, 김현수 등 스타 플레이어들의 유출로 리그 수준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 선수들의 연봉 인상이 상식 이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한 해설위원은 "야구선수 출신으로서 선수들이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국민 정서상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야구계 내에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담스러운 금액. 공룡이 된 야구계의 돈바람이 상식 이상의 방향으로 거세지고 있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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