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토크] 에반스 "잠실에 맞는 타격 하겠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2.13 12: 58

공격적인 유형, 수비 포지션은 1루수
한국 음식, 언어 등 문화 적응은 만점
 인터뷰를 시작할 시점에 닉 에반스(30, 두산 베어스)는 책 하나를 무릎 위에 올려두고 있었다. 무슨 책인지 묻자 그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의 멘탈에 관한 책을 보고 있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라고 답했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통해 정신적인 준비를 하는 것은 물론, 신체적으로도 준비가 끝났다. 에반스는 “준비가 잘 된 것 같다. 팀 전원이 경기에 나갈 준비가 됐다. 처음으로 투수들의 공을 본 것도 좋았다”라고 말을 이었다. 미국에서는 생소했을 사이드암 투수가 KBO리그에는 많겠지만, 이에 대해서도 그는 “공 보고 공 친다는 생각으로 집중할 것이다”라는 말로 적극적인 대응 자세를 내비쳤다.
팀에 대한 적응과 더불어 한국문화에 녹아드는 속도도 빠르다. 한국음식에 이미 익숙해진 것은 물론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한다. 스스로 검색까지 하며 숫자 읽는 방법을 터득한 상태.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는지 묻자 그는 “숫자는 6과 8이 조금 혼동되지만 99까지 셀 수 있다”고 말한 뒤 1부터 10까지 빠르게 셌다. 그의 말대로 6에서 조금 멈칫하기는 했지만 확실히 습득이 빨라 보였다.
낯선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점은 처음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에반스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국음식이 좋다. 문화 적응은 음식이 시작인 것 같은데 한국은 음식부터 좋았다”고 말했다. 함께 두산 유니폼을 입기 시작한 마이클 보우덴 역시 마찬가지다. 둘은 겸손하고 예의 바른 성격까지 비슷하다.
잠실구장은 넓다. 에반스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타자다. 민병헌은 “홈런을 치려고 하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든다”며 그를 곁에서 지켜본 소감을 전했다. 에반스는 “알고 있어도 바꿀 수는 없기에 구장(잠실)에 맞게 해야만 한다. 그건 다른 선수들도 같은 조건이다”라고 말했다. 환경에 맞는 타격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수비 포지션은 1루가 가장 편하지만 다른 포지션도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에서 3루수와 좌익수도 소화했다.
외국인 타자에 대한 기대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욕심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보인다. “외국인 선수에게 홈런을 바라는 것을 알기에 모든 선수들이 홈런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빠지면 안 될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오히려 “타점과 득점 등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자신의 타격 스타일을 밝혔다.
투수를 괴롭히며 볼넷을 얻는 유형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본인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공격적인 타자가 볼넷을 더 많이 얻는다. 기다리는 선수는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은 적극적으로 투수를 공략하는 유형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목표는 공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대신 열과 성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에반스는 “잘 하고 싶은 기대는 있지만 숫자로 말하기는 어렵다. 매 타석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nick@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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