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토크]'유리몸' 김주찬의 반가운 약속 "경기 많이 뛸게요"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2.15 06: 00

"무조건 경기 많이 나갈게요". 
KIA 외야수 김주찬(34)이 이색적인 2016 시즌 목표를 밝혔다. "딱 80%만 뛰겠다"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시즌 144경기의 80%만 소화하겠다는 뜻인 듯 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경기를 나설때마다 더도 덜도 아닌 80%의 힘만 쏟겠다는 말이다. 매번 죽을 힘을 다해 뛰다보니 부상이 잦아졌다는 역설이었다. 
지난 14일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가 열린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에서 만난 김주찬은 "팬들께서 저에게 원하시는 것은 하나이다. 예전보다 훨씬 많은 경기를 소화해 달라는 것이다. 올해는 무조건 경기에 많이 나가겠다. 그럴러면 무엇보다 부상이 없어야 한다"면서 80% 키워드를 내세웠다. 

김주찬은 "예전에는 경기에 나서면 죽으라고 뛰었다.  그러다보나 많이 다쳤다. 지금 내 몸이 허벅지부터 시작해서 모든 곳이 문제가 있다. (나이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아프면 안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사실 80%의 힘으로 뛰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주찬의 플레이는 저돌적이다. 벼락 스윙으로 안타를 치면 바람 같은 주력으로 다음 베이스를 과감하게 파고든다. 도루 순간도 마찬가지이다. 한순간에 100%를 훨씬 넘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다보니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장단지는 물론 허벅지 통증이 찾아왔다. 부상이 잦아지자 감독들은 노심초사했다. "제발 살살 해달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 
김주찬은 실제로 2000년 삼성 입단 이후 실가동 14년 동안 전경기를 뛴 적은 없다.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경우는 7번이었다. 평균으로 따지면 연간 93경기였다. FA 자격을 얻어 지난 2013년 KIA 입단 이후 최다 경기는 2014년 100경기였다. 탁월한 타격과 주루 능력에 해결사 능력까지 갖춘 김주찬의 공백은 고스란히 팀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유리몸'이라는 달갑지 않는 별명도 얻었다. 
올해 KIA에게는 김주찬의 건강한 풀타임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도 잘 알고 있다. 작년에는 18홈런을 날릴 정도로 장타력까지 강해졌다. 팀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그는 "왜 홈런수가 많아졌는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지만 절정기에 오른 타격 기술 덕택이다. 최소한 120경기 이상을 뛰어야 KIA 득점력이 높아진다.  
더욱이 2016시즌 김주찬은 타율 3할, 20홈런, 20도루 달성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몸만 아프지 않다면 충분히 달성이 가능한 수치이다. 그럼에도 그는 "(나이가 들면) 타격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면서 엄살을 부렸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얼굴 표정은 자신감이 넘쳐 흐른다. 그만큼 시즌 준비를 착실히 했다.
작년 연말 괌으로 건너가 개인훈련을 통해 강인한 몸을 만들었다. 충실한 웨이트 훈련으로 몸도 빵빵해졌다.  80%만 뛰겠다는 너스레를 떨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걸어가는 김주찬을 지켜보며 "지금 당장 실전에 나서도 된다"고 몸 상태를 귀뜸했다. 김주찬의 터질것 같은 허벅지 근육들이 꿈틀거렸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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