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요타 4세대 프리우스, ‘꿈의 연비 40km/l’ 마음먹기 달렸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03.25 09: 35

1리터로 40km를 달린다? 이 정도면 현실에서는 ‘꿈의 연비’다. 그런데 이 같은 꿈의 연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마음먹기에 달렸을 뿐이었다.
최근 있었던 ‘4세대 프리우스’ 기자 시승 행사에서 이 같은 사실은 입증이 됐다. 20명 한 조로 출발한 시승팀에서 3~6명이 40km/l라는 엄청난 연비를 달성했다.
시승행사는 평일 낮 시간 동안 이뤄졌고, 코스는 서울 잠실에서 올림픽대로(강변북로)-제2자유로를 거쳐 김포를 다녀오는 편도 약 50km 구간으로 짜였다. 제2자유로는 시속 80km가 제한속도인 지방도이다. 아직은 교통량이 적어 막힘없이 주행을 할 수 있지만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는 평일 낮 시간대도 출퇴근 시간과 다름없이 체증이 심한 길이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시승 코스 설정 자체가 그랬다. 경기도 일원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운전자의 일상 주행로에서 테스트하고 싶어했다. 

연비를 좋게 하는 운전이 어떤 건지는 모두가 다 안다. 급가속을 하지 않으며, 경제속도를 유지해야 하고, 속도를 줄이거나 신호 정차시 또는 내리막에서는 최대한 에너지를 모아야 하고, 모아 놓은 전기 에너지는 적절한 상황에 EV(전기차) 모드로 활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의 연비가 나오지 않은 데는 2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운전자가 연비 운전을 실천하기 않는 것이고, 또 하나는 차가 그 능력이 안 되는 경우다.
지난 22일 공식 출시 된 토요타자동차의 ‘4세대 프리우스’는 일단 후자의 경우와는 해당 사항이 없음을 시승행사에서 입증했다. 1, 2차 시승에 참가한 40명 중 9명이 40km/l 이상의 연비를 찍어냈으니 말이다. 어떤 기자는 무려 45.45km/l의 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연비와 상관 없이 퍼포먼스 위주로 시승을 한 기자는 13.69km/l를 기록하기도 했다. 2차 시승단 20명의 평균 연비는 29.75km/l였다.
4세대 프리우스의 대한민국 정부공인 복합연비는 21.9km/l다. 도심에서 22.6km/l, 고속도로에서 21.0km/l로 공인 됐다. 조금만 신경을 써서 연비 운전을 하면 웬만하면 25 km/l를 상회하는 연비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한국토요타자동차가 10대의 차량을 동원해 평균 시속 100km로 1,000km를 사전 시승해 본 결과 10대 평균 연비는 26.8 km/l였다고 한다.
▲TNGA가 뭐죠?
뭔가 키워드 만들어 내기 좋아하는 일본이고, 토요타자동차다. 별 게 아닌 것 같아도 키워드에는 의미가 부여 되고, 실천을 요구하기 때문에 조직체가 갈 길을 잡고 구성원들을 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데는 효과적이다.
토요타자동차는 4세대 프리우스를 개발하면서 플랫폼을 새로 만들어 적용했다. 토요타는 단순히 ‘새 플랫폼’이라고 하지 않고 TNGA라 이름 붙였다. 풀이하면 ‘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다. 우리말로는 ‘토요타 신 글로벌 구조개혁’ 쯤으로 해석 될 수 있겠다. 신규 플랫폼의 범위를 넘어 전반적인 구조를 새로 손봤다는 의미다. 신형 프리우스는 토요타자동차의 TNGA가 적용 된 첫 모델이다.
구체적으로는 플랫폼을 바꾸고, 파워트레인을 개선했으며, 설계를 저중심화 하고, 안전성능을 강화했다. 그 결과 ‘4세대 프리우스’ 운전자들은 ‘연비 효율성과 운전의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게 됐다.
▲버릴 수 없는 연비
‘프리우스’는 1997년 출범 때부터 ‘친환경 하이브리드’라는 상징성을 타고 났다. 세대가 거듭 된다고 해서 이 사명을 버릴 수는 없는 것. 토요타가 외치는 구조개혁도 연비 효율성을 더 높이는 방향에 초점이 가 있다.
토요타자동차는 우선 엔진을 개량해 열효율을 높였다. 종전 38.5%이던 열효율이 40%까지 높아졌다.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40% 열효율 달성을 ‘경기적’이라고 표현한다. 구조물들은 소형 경량화 됐다. 모터, 트랜스액슬, 파워컨트롤 유니트, 구동용 배터리 등이 모두 소형 경량화의 대상이었다.
디자인은 공기저항을 낮추는데 주안점을 뒀다. 차량의 높이를 전 세대 대비 20mm 낮추고 천장(루프)의 최고점(피크)을 앞쪽으로 170mm 당겨 공기 흐름을 더 유연하게 했다. 그릴셔터를 적용해 상황에 따라 전면부 그릴도 자동적으로 열리거나 닫히게 했다. 그 결과 공기저항계수(Cd)는 3세대 0.25에서 0.24로 낮아졌다.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
시승을 마친 기자들은 공통적으로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연비 테스트는 제쳐두고 운전 성능 중심으로 시승을 한 기자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연비가 좋기’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것들이 보완이 됐다. 출발 때 빼고는 운전하는 재미를 추구해도 될 정도가 됐다는 게 중론이었다. 저중심 패키지, 고강성 차체가 주행의 즐거움을 높이고 있었다. 후륜 서스펜션은 기존 토션빔에서 더블 위시본으로 교체 됐다.
토요타자동차는 진동과 소음을 억제하는 고강성 바디를 적용하고, 접합부위는 소리가 들어오지 못하게 꼼꼼하게 마무리 했다. 엔진룸 흠차음재를 보강하고 차문과 창문, 바닥카펫, 천장에도 틈새를 추가로 차단했다.
시승행사에 동행한 토요타 자동차 교육담당관 요시다 히로유키(4세대 프리우스 어시스턴트 치프 엔지니어)는 “NVH(소음진동)를 개선하기 위해 백지 상태에서 다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처를 했다. 철이 얇은 부위는 두껍게 하고 소리가 샐 수 있는 접합 부위는 구부려 접합해 막았다. 차량 중량이 늘어나는 것은 다른 부품의 무게를 줄여 해결해 가면서 NVH에 대응했다”고 말했다.
▲멋스러움이 보인다
심미적 요소들도 강화됐다. 3세대까지의 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의 연료 효율성을 강조하는 데 무게 중심이 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 4세대 프리우스는 디자인 측면에서도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끔 감성화했다. 3세대의 디자인 틀을 완전히 바꾼 것도 아니다. 컬러를 다양화 하고 디테일을 강화했는데, 점차 완성도는 높아지고 있다. 그 사이 프리우스 디자인이 우리 눈에 익어서인지도 모른다.
헤드램프는 공격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눈매가 날카로워졌고 리어램프는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세로로 선 갈고리 모양의 붉은 라인이 뚜렷하게 새겨진다. 이번 세대에서는 이모셔널 레드(Emotional Red)라는 강렬한 색깔도 새로 도입됐는데, 포도주를 떠올리는 깊이 있는 색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실내에는 센터페시아 아래 기어박스 및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 사이의 대시보드에 흰색의 소재를 썼다는 것은 획기적이었다. 마치 미래 자율주행차를 보는 듯했다. 상위트림인 프리우스 S 그레이드에는 풀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무선 휴대폰 충전기도 설치 돼 있다.
4세대 프리우스는 두 가지 트림으로 운용 되며 국내 판매 가격은 E 그레이드 3,260만 원, S 그레이드 3,890만 원이다. 4월부터 소비자 인도가 시작 되는 신형 프리우스의 올해 판매 목표치는 2,000대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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