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영화 같은 완성도, 휘몰아친 60분 [첫방①]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3.29 06: 55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스케일이다. 여기에 눈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예측불가의 전개와 배우들의 명연기가 더해져 60분이 정신없이 지나가버렸다. 이쯤되면 명품 사극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지난 28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은 천하와 사랑을 놓고 벌이는, 왕의 잊혀진 아들 대길(장근석 분)과 그 아우 영조(여진구 분)의 한판 대결을 그린 팩션 사극이다. 50부작의 '육룡이 나르샤' 후속작인 관계로 사극에 대한 피로감이 쌓일만한데도 '대박'은 그렇지가 않았다. 오히려 휘몰아치는 전개로 흡인력을 높였다.
1728년 이인좌(전광렬 분)의 난으로 포문을 연 '대박'은 눈이 세차게 내리는 가운데 대길과 이인좌의 살벌한 장기 한 판을 그려냈다. 그리고 16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숙종(최민수 분)이 만금(이문식 분)에게서 아내 복순(윤진서 분)을 빼앗게 된 계기와 방법을 보여줬다.

여기에는 이인좌의 계략이 숨어있었다.이인좌는 복순을 납치해서는 숙종이 인현왕후 거처 주위를 산책할 시간에 왕후의 신을 놓고 큼지막한 연잎을 올려놓으라고 지시했다. 또 기다리고 있다가 세 호흡동안 임금과 눈을 마주치라 당부했다. 결국 이인좌의 뜻대로 복순은 속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문제는 복순의 지아비이자 노름꾼인 만금이었다.
뒤늦게 복순에게 지아비가 있음을 알게 된 숙종은 직접 투전판을 찾아 만금과 복순을 걸고 내기를 했다. 돈에 눈이 먼 만금은 이것이 숙종의 덫인지 모르고 계속해서 엽전 내기에서 졌고, 빛만 더 늘어놨다. 결국 아내까지 걸고 말았던 만금은 마지막 술잔 채우기 내기에서마저 지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대박'은 영화를 방불케 하는 놀라운 스케일의 투전방을 완성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여기에 투전과 같은 도박은 물론 엽전 굴리기, 술병 고르기, 술잔 채우기 등의 단순한 내기까지 극 속으로 끌고 들어와 보는 재미를 더했다. 50%의 확률 속 숨막히는 긴장감이 형성됐고 이는 곧 '대박'이 얼마나 탄탄한 짜임새를 가진 사극인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배우들의 호연 역시 일품이었다. 대길 역의 장근석은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또 전광렬, 최민수, 이문식, 윤진서, 윤지혜 등 연기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카리스마가 더해져 첫 방송부터 대박 기운을 물씬 느끼게 만들었다. 50부작의 '육룡이 나르샤' 후속으로 또 다시 사극인 '대박'을 편성한 SBS의 자신감이 오롯이 전해진 첫 방송이었다. /parkjy@osen.co.kr
[사진] '대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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