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종영 '페이지터너'가 증명한 KBS 성장 드라마의 가치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4.10 06: 56

'페이지터너'가 청춘들의 진정한 꿈 찾기와 눈부신 성장을 그려내며 KBS 성장 드라마의 존재 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진심으로 소통한다는 것은 결과가 어찌되었든 충분히 값진 일임을 보여줘 큰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청춘 3부작 드라마 '페이지 터너' 3회에서 윤유슬(김소현 분)과 정차식(지수 분), 서진목(신재하 분)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성장을 했다. '페이지터너'는 연주자 대신 악보를 넘겨주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극중 세 사람은 서로가 서로의 페이지터너가 되어줬다. 차식은 유슬과 함께 투 피아노 콩쿨에 나가기 위해 열심히 연습을 했다. 분명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유슬은 0.0001퍼센트 정도의 말도 안 되는 입상 확률을 믿고 도전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유슬에겐 모든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졌지만, 도전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뤄지는 것이 없기에 유슬은 끊임없이 자신과 싸우고 또 싸웠다. 그리고 이번 콩쿨에서 입상을 하게 된다면 피아노를 계속할 것이고 아니면 접을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런 유슬의 모습은 엄마(예지원 분)의 마음까지 움직였다. 유슬의 엄마는 피아노를 사기 위해 찾아온 차식의 엄마(황영희 분)에게 자식에게 엄마 인생까지 걸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내가 그 짓 해봤는데, 그거 솜이불 지고 가는 애한테 물 뿌리는 짓이다. 힘들까봐 내가 마신 물 아껴가며 뿌려준 건데 엄마는 목말라 힘들고, 자식은 어깨가 무거워 힘들다. 엄마가 악몽을 만들면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식은 유슬의 꿈이 달린 이 콩쿨에서 입상하고 싶지만 실력이 따라주지 않자 고민에 빠졌다. 진목에게도 도움을 요청한 차식은 늘지 않는 실력에 좌절하며 유슬 앞에 나타나지 않았고, 화가 난 유슬은 "오늘 밤 10시 마지막 연습에 오지 않으면 콩쿨 포기하겠다"고 마지막 경고를 했다. 하지만 실망하긴 일렀다. 진목이 차식을 대신해 피아노 앞에 앉았기 때문.
이 사실을 모르는 유슬은 "예술로 완벽했다. 압도적이었다. 나도 그렇게 치지 못한다"며 "니가 피아노를 시작한 건 최고의 신의 한수다. 무슨 일이 있어도 피아노 포기하지 마라"고 거듭 칭찬했다. 이는 피아노라는 꿈을 포기하려 했던 진목에게 큰 위로와 용기가 됐다.
방송 말미 진목의 "전 앞으로 10년이 즐거울거다. 전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라는 고백은 그와 유슬, 그리고 차식의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와 맞물려 가슴 찡린 울림과 감동을 선사했다. 꿈을 꾸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제대로 깨닫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또한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 엄마들의 모습 역시 뭉클함을 느끼게 했다. '페이지터너'는 끝까지 부모와 자식이 함께 볼 수 있는 성장 드라마의 가치를 공고히 하며 명품 드라마라는 평가를 얻었다.
김소현은 극 속에서 거침없는 독설에 망가짐도 불사하는 열연으로 도도하고 까칠한 피아노 천재 유슬의 매력을 십분 살려냈다. 또 지수는 높이뛰기 운동선수에서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차식을 통해 긍정 에너지를 선사하며 극적 몰입도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신재하는 질투와 선망이 얽힌 복잡 미묘한 열등감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극적 긴장감을 조율하는 동시에 마지막까지 중심을 잃지 않는 연기로 극의 메시지를 완벽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parkjy@osen.co.kr
[사진] '페이지터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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