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알파고도 궁금한 바둑이야기』를 펴내다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6.04.25 13: 44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맞겨룸을 계기로 바둑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바둑을 매개로 마주한 사건은 경이와 탄식을 자아냈고, 바둑은 ‘미생’이나 ‘응답하라 1988’ 같은 드라마에서도 얘기를 풀어가는 키워드로 작용했다. 지난 3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주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인공지능 개발회사 ‘딥마인드’는 알파고의 스파링 파트너로 바둑을 택한 이유를 이렇게 언급했다.
“간단한 규칙에도 불구하고 우주의 원자수보다 많은 경우의 수를 보유해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도전과제로 등장했기 때문에 선택했다.”(막 오른 인간 대 기계 대결시대 중에서)
바둑은 그 자체로 만들어내는 얘기가 무궁무진한데다 변화무쌍해 바둑판 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바둑판 밖으로 나와 인간의 삶 속으로 깊이 파고든다. 지금 우리 사회에 부는 바둑 열풍의 한 가지 이유일 것이다.

바둑전문기자 이홍렬(조선일보 바둑 관전기자)이 최근 펴낸 『알파고도 궁금한 바둑 이야기』(더메이커 발행)에는 바둑이 만들어내는 얘기와 그 기묘한 조화 속이 흥미롭게 수놓아져 있다.
이 책에는 지은이의 유려한 필치에 실린 바둑의 속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30년 넘게 스포츠 기자와 바둑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홍렬 기자는 그 동안 바둑계의 안팎을 누비며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생생한 얘기를 낱낱이 풀어놓았다.
『알파고도 궁금한 바둑 이야기』에는 바둑의 역사와 한‧ 중‧ 일 3국의 팽팽한 신경전도 있고(1장,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 프로기사들의 살벌한 생존경쟁과 아마추어 바둑꾼들의 객기도 있고(2장,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바둑이 있다), 최근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인공지능과의 대결도 있다(3장 닿을 듯 닿기 힘든 승부의 피안(彼岸)). 그리고 글 곳곳에는 무엇보다도 저자의 바둑에 대한 끈끈한 사랑이 있다.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쳐 인간적인 연민과 애틋함을 자아냈던 이세돌은 “바둑이 대중과 친숙해지기 위해서는 수법을 넘어 다양한 이야기들을 끌어내 전달해야 한다.”면서 “ 섬세하고도 예리한 필치로 바둑판의 안팎을 종횡무진 누비며 엮어내는 이홍렬 기자님의 바둑 이야기는 언제나 새롭고 흥미진진하다. 살아 숨 쉬는 생생한 이야기의 향연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고 강력 추천했다.
알고리즘 전문사인 문병로 교수(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한국 바둑언론의 상징적 인물인 이홍렬 기자가 시기적절한 책을 냈다. 이 책을 만나면 바둑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수현 교수(명지대 바둑학과, 프로기사 9단)는 “바둑은 세상사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바둑관전기의 예술가로 활약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흑돌과 백돌이 만들어내는 무수한 희비애락과 변화무쌍함을 섬세하고 위트 있게 그려냈다. 신비스런 바둑의 세계를 알고 싶은 독자는 꼭 한 번 이 책을 만나볼 것을 권한다.”고 일독을 권유했다.
지은이는 ‘로시난데의 독백’이라는 글머리에서 “희소(稀少)와 희귀(稀貴)는 동의어가 아니다. 뉘앙스에 차이가 있다. 전 세계를 톡톡 털어도 종사자 수가 100명이 채 안 될 것 같은데, 그렇게 희소한데도 별로 귀한 대접을 받는 것 같지는 않다. 바둑 관전기자란 직업 얘기다.
관전기자의 주 임무는 여행이다. 한 판 바둑의 여정에 동행하는 일이다. 두 대국자와 함께 떠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움직인다. 그렇다고 나를 돈키호테와 산초를 등에 실어 모시는 조랑말 로시난데 같은 존재로 상상하지는 마시라. 관전기자들은 나름대로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한다. 바둑엔 포석이니 초반전이니 중반이니 끝내기니 하는 이정표가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행로가 똑같은 바둑은 단 한 판도 없다. 반상(盤上)의 변화는 언제나 화려했고 반외(盤外)의 움직임은 매번 짜릿했다. 19로의 순례자로서 그만큼 할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중에서 일부를 추려 이 책으로 묶었다.”고 책을 펴낸 소회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이홍렬 기자는 “바둑과 스포츠와 코미디의 세계를 평생 사랑하고 동경해온 만년 청년”으로 자처하며 한국일보와 조선일보에서 스포츠 기자로 필명을 날리다 1990년대 중반 바둑 쪽으로 완전 ‘귀의’했다. 현재 조선일보 바둑전문기자 겸 관전필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연세대를 나온 그는 1999년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한국 신문의 바둑문화에 대한 사적 고찰’이란 논문으로 문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19×19 인생퍼즐』, 『LG배 세계기왕전』, 『꽃님이와 벼락부자』 등의 바둑관련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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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이미지=더메이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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