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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부상 도미노 신음하는 삼성, 예견된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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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부상 도미노에 신음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가 없다"고 한숨만 내뱉는다.

투수 가운데 정규 시즌 개막전(1일 대구 두산전)에 선발 출격했던 차우찬(가래톳)과 필승조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심창민(오른쪽 어깨)이 부상으로 빠진 상태. 외국인 투수 콜린 벨레스터는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 과정을 밟고 있다. 타자 가운데 박한이(외야수)는 왼쪽 무릎 연골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김상수(내야수)는 왼 발목 인대 부상으로 복귀까지 3~4주 소요될 전망.

삼성은 투타 주력 선수들의 잇딴 부상 속에 9위까지 추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류중일 감독은 "우리 팀이 원래 부상 선수가 없는 것이 장점이었는데 올해는 아픈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 부상자가 더 이상 나오면 안된다"면서 "아직은 초반이다. 버텨야 한다. 올해는 '응답하라 2011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체 자원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속된 말로 그 선수가 그 선수다. 전력 보강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상 도미노의 충격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삼성은 2005년 이후 외부 FA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지난해도 내부 단속(이승엽)만 했을 뿐 외부 수혈은 없었다. 구단 측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는 판단에서 외부 FA 영입 불가 정책을 고수해왔다.

삼성이 외부 FA 선수를 영입할 경우 원 소속 구단에 해당 선수의 전년도 연봉 200%와 20인 보호 선수 외 보상 선수 1명 또는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보상의 형태는 원 소속 구단에서 정한다. 구단 측은 보상 금액에 대한 부담도 크지만 20인 보호 선수외 1명이라면 1.5군급 선수 또는 유망주를 지명할 수 있기에 출혈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욱, 배영수, 권혁(이상 투수), 박석민(내야수) 등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팀을 떠나며 전력이 약해진 부분도 있다. 이 가운데 A 선수는 우선 협상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팀을 떠나야만 했다. 당시 FA 협상을 맡았던 전임 운영팀 실무 책임자는 A 선수에게 "(우선 협상 기간 중에) 굳이 만날 이유 있나. 전화로 이야기하자"고 했다. 그동안 '성실함의 대명사'이자 '정신적 지주'로 불리던 A 선수는 돈 밖에 모르는 선수로 낙인이 찍힌 채 팀을 떠나게 됐다.

류중일 감독은 "그동안 외부 FA 선수들을 잡지 않았다. 그룹의 방침이 내부에서 키워서 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FA 선수들을 잡지 않고도 우승을 했다. 그러나 올해는 박석민의 이적으로 타선이 많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내부 육성이 제대로 된 것도 아니었다. 제 아무리 요리사의 실력이 뛰어나도 재료가 신선하지 않으면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없었다. 구단 측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신인 드래프트에서 제대로 된 선수들을 뽑기 힘들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2015년 1차 지명 김영한과 2016년 2차 1라운드 김승현(이상 투수)은 육성 선수로 전환된 상태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차우찬과 최형우가 FA 자격을 얻는다. 이들 모두 놓친다면 전력은 더욱 약해진다. 류중일 감독은 "이들이 시즌을 마치면 우리와 할지 타 구단으로 나갈 것인지 아니면 일본으로 갈지는 아직 모른다. 이들 빠진다면 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차우찬과 최형우 모두 놓친다면 삼성의 추락은 불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외부 FA 영입 불가 정책은 변함없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제대로 된 야구장만 갖추면 흠잡을 데 없는 명문 구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전력 보강을 하지 않는다면 '야구장만 좋은 팀'이라는 오명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사상 첫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에 오른 류중일 감독을 위한 선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같은 재앙은 더욱 잦아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 담당 기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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