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화수분' 넥센의 비결, 파종과 육성의 하모니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4.28 06: 10

 과거 두산이 좋은 선수들을 팜시스템에서 키워내 '화수분 야구'로 불렸다면 이제 넥센이 '신(新) 화수분 야구'로 불릴 만하다.
지난 겨울 박병호(미네소타) 밴헤켄(세이부) 손승락(롯데) 유한준(kt)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가 올 시즌 최하위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넥센은 시즌 초반 반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2연패를 당하면서 10승1무10패로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올해 5년 만에 프로에 데뷔한 신재영이 4승(평균자책점 1.38)으로 깜짝 호투를 펼치고 있고, 2년차 박주현도 선발로 4경기에 나서 1승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 중이다. 타선에서는 거포는 없지만 짜임새와 기동력을 무기로 상대 투수를 위협하고 있다.

곳간이 비었음에도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염경엽 감독의 지도력와 용병술에 대한 칭찬이 높다. 정작 염 감독은 이에 대해 "아니다. 아마추어 선수들을 유심히 살피는 이장석 대표를 비롯해 스카우트팀의 노력이 빛을 보는 것이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화수분처럼 새 얼굴들이 솟아나는 현재 넥센의 선수단 운영의 바탕은 좋은 스카우트 능력이라는 것이다. 넥센은 이장석 대표가 아마 야구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스카우트팀을 대표 직속으로 두어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젊은 선수들이 성장한 것은 코칭스태프가 잘 키운 것도 있지만, 1차적으로 스카우트 팀에서 유망한 선수를 잘 뽑아준 것이 큰 힘이 된다.
염 감독은 "한현희, 조상우, 김하성, 김택형, 임병욱, 박주현, 주효상까지 좋은 인재들을 (스카우트팀에서) 잘 뽑아줬다. 신재영도 3년 전 NC와 트레이드로 잘 데려왔다"고 선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스카우트의 중요성을 말했다.  
한현희는 2012년 1차 지명, 조상우는 2013년 1차 지명, 김하성은 2014년 2차 3라운드(전체 29번), 임병욱은 2014년 1차 지명, 하영민은 2014년 2차 1라운드(전체 4번), 김택형은 2015년 2차 2라운드(전체 18번), 박주현은 2015년 2차 3라운드(전체 29번), 주효상은 2016년 1차 지명 선수들이다.
현재 한현희와 조상우는 수술로 재활 과정에 있지만 김하성, 김택형, 임병욱, 박주현 등은 올 시즌 팀의 주요 전력으로 성장해 있다. 이들처럼 2~3년 만에 빠르게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팀은 별로 없다. 
좋은 자원이 있어도 코칭스태프가 잘 키워서 적재적소에 활용해야 한다. 좋은 자원을 이리저리 손대서 망가뜨리는 경우도 있다. 잘 되는 팀은 스카우트파트에서 숨어 있는 인재를 뽑아내고, 코칭스태프가 잘 성장시켜서 1군 주요 전력으로 자리잡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팀이다.
염 감독은 "매년 신인 선수들이 들어오면, 스카우트팀과 코칭스태프가 미팅을 연다. 스카우트팀에서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코치들에게 브리핑해주고, 코치들은 스카우트팀에게 선수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듣게 된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신인 선수들을 중점육성, 미래육성, 일반육성 3그룹으로 나눠 관찰한다고 했다. 중점육성 선수는 빠른 시간 내에 1군에 전력이 될 선수들로 1년에 두 명 정도다. 한현희와 조상우, 김하성 등이 여기 케이스다. 미래육성 선수는 2~3년 정도 2군에서 1군 선수로 키우는 그룹이다. 올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재영이 대표적인 케이스. 나머지는 일반육성 선수들이다.
이처럼 감독의 계획대로 중점육성 선수들이 매년 두 명 정도 1군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선수 수급이 잘 이뤄져 오고 있다. 염 감독은 그 공을 스카우트팀과 각 파트에서 자기 임무를 잘 수행한 코칭스태프들에게 돌렸다.
넥센은 좋은 자원을 뽑아주는 스카우트와 그들을 잘 육성시키는 염경엽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의 능력이 잘 어우러져 젊은 유망주들이 계속 나오는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선수단을 이끄는 '염갈량' 염경엽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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