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위해 무릎 꿇은 노민상, "꼭 한 번만 보내 주십시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04.28 18: 18

"꼭 한 번만 보내 주십시오."
박태환(28)의 '은사' 노민상(60) 감독이 제자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무릎을 꿇었다. 박태환은 28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100m 결승서 48초9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자유형 1500m를 시작으로 자유형 200m와 400m서 차례로 정상에 오른 박태환은 자유형 100m서도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하며 대회 4관왕을 차지했다.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이 정한 남자 자유형 100m 리우 올림픽 A기준기록(48초99)도 통과했다. 앞서 출전한 세 종목을 더해 네 종목 모두 A기준기록을 통과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대한체육회의 규정에 발목이 잡혀 리우 올림픽에 나서지 못한다. 그는 지난 2014년 9월 3일 세계반도핑기구(WADA) 검사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돼 지난달 2일까지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박태환은 18개월여 공백 끝에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지만 도핑 규정 위반 징계를 받은 자는 3년간 대표팀서 배제한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에 묶여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태환은 경기 후 인터뷰서 허심탄회한 입장을 밝혔다. 그간의 마음고생, 대회를 준비하면서 느꼈던 심리적인 압박감, 아쉬운 기록, 올림픽 출전 의지 등 속마음을 모두 털어놨다.
노민상 감독은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기자회견 말미 무릎을 꿇으며 제자의 올림픽 출전을 간절히 기원했다. 노 감독은 "태환이가 징계기간 동안 자성과 성찰의 시간을 정말 많이 가졌다. 선수 나이를 생각했을 때 기회가 많이 없다. (올림픽을 위해) 고통을 참으며 훈련했다. 원칙, 규정, 형평성 다 존중한다. 하지만 이중처벌은 IOC도 권장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지혜를 모아주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면서 "태환이도 자신의 마지막을 리우에서 불태우고 싶어 한다. 나도 확신이 있다. 대비책도 있다. 오랜 제자 관계를 떠나 가슴이 아프다. 내가 무릎을 꿇어서라도 태환이를 꼭 올림픽에 보내고 싶다. 꼭 한 번만 보내 주십시오"라며 무릎을 꿇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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