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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역전승, 김경언 동업자 정신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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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역전승의 숨은 1인치, 8회 김경언
부상 방지 위해 충돌 피한 뒤 대역전극

[OSEN=이상학 기자] 한화의 시즌 첫 3연승에는 행운이 깃들어 있었다. 그 행운에는 동업자 정신도 있었다. 

한화는 지난 29일 대전 삼성전에서 8회에만 2사 후 대거 7득점하며 10-5 대역전승을 일궜다. 시즌 첫 3연승을 달리며 반전 계기를 마련한 한화에는 적절한 행운도 따랐다. 누의공과로 이닝 종료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상대 어필이 없었고,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승부를 뒤집었다. 

상황은 8회말 1사 1·2루에서 나왔다. 김경언이 1루 땅볼을 쳤고, 1루 주자 송광민이 2루에서 포스 아웃됐다. 이어 타자 김경언이 1루로 전력 질주해서 세이프되며 병살을 피했다. 2사 1·3루로 공격이 이어진 순간. 그런데 사실 이 장면에서 한화의 8회말 공격이 끝날 수 있었다. 김경언이 1루를 밟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MBC스포츠플러스 리플레이 화면을 보면 김경언은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삼성 투수 박근홍의 오른발이 베이스 끝을 깊숙이 밟고 있었다. 이에 1루로 달리던 김경언이 주춤했고, 왼발이 베이스 오른쪽을 빗겨나갔다. 결과적으로 베이스를 그냥 지나친 것이다. 

하지만 삼성 쪽에서는 어느 누구도 어필을 하지 않았다. 곧장 투수 교체가 이뤄지며 경기가 속개됐다. 경기 후 심판진은 이 상황에 대해 "삼성에서 어필을 하지 않았다. 삼성에서 어필을 했다면 합의판정을 통해 아웃, 세이프 여부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필을 하지 않는 한 번복은 없다"고 밝혔다. 

야구규칙 7.10(d) 어필플레이에 따르면 주자가 베이스를 제대로 밟지 않았을 경우 수비수가 주자를 직접 태그하거나 해당 베이스를 밟은 뒤 심판에게 어필을 할 수 있다. 심판이 이를 받아들이면 누의공과로 어필 아웃이 성립된다. 하지만 삼성에서 반응이 없었고, 김경언이 1루에서 살아 승부가 바뀌었다. 

김경언이 1루를 밟지 않은 데에는 그의 남다른 동업자 정신이 있었다. 김경언은 "정상적으로 베이스러닝을 했다면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근홍이 발을 밟을 수밖에 없었다. 나 아니면 근홍이가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근홍이는 KIA에서 같이 뛰었던 후배다. 나도 다치는 게 무섭지만 근홍이가 다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삼성에서 어필을 해서 누의공과로 아웃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몰랐다. 하지만 김경언은 "근홍이가 뒷발로 1루 베이스 가는 길목에서 내 발을 찼다. 주루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봤다"며 "삼성 선수들이나 코치님들은 그 상황에 대해 어필할 의사가 없으셨다"는 말로 누의공과로 아웃되지 않을 계산까지 다했다. 

김경언의 동업자 정신은 이날 경기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 광주 KIA전 시범경기에서도 2루 슬라이딩 과정에서 상대 유격수 박찬호를 피해 갑자기 급정지하기도 했다. 그는 "그때는 투수가 송구한 공이 나와 상대 선수 중간으로 왔고, 그대로 부딪치면 둘 다 다칠 수 있었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섰다"고 떠올렸다. 

김경언의 동업자 정신으로 양 팀의 어느 선수도 다치지 않았고, 한화는 8회말 계속된 공격에서 승부를 뒤집었다. 한화의 역전승에는 숨은 1인치, 김경언의 남다른 동업자 정신이 있어 더욱 빛났다. /waw@osen.co.kr

[아래 사진] 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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