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홈팬들도 야유, 한화 선발 퀵후크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4.30 06: 37

한화, 첫 3연승에도 선발 퀵후크 논란  
선발진 믿음 부족, 불펜 과부하 우려
"우~". 

지난 29일 대전 한화-삼성전. 한화 선발투수 심수창이 4회 무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순간 경기장이 술렁였고, 관중석 일부에서 야유 소리가 들렸다. 교체될 때 심수창은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중이었다. 한화 홈팬들이 야유를 보낸 대상은 심수창이 아니라 그를 끌어 내린 덕아웃 안 김성근 감독을 향한 것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경기 전부터 "어제 던진 구원투수들이 모두 나올 수 있다. 그 전날 쉬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벌떼 야구를 예고했다. 28일 KIA전에서 0-2로 뒤지던 4회 선발투수 송은범이 선두 타자에 안타를 맞아 투구수 54개를 기록한 뒤 박정진-송창식-윤규진-정우람-권혁으로 불펜 필승조 5인방이 모두 투입됐지만, 27일 우천 연기로 하루 쉬었기 때문에 이날까지 연투가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선발 심수창은 3회까지 실점 없이 깔끔하게 막고 있었다. 4회 백상원과 구자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선발투수라면 으레 찾아올 수 있는 위기였다. 그때 한화 덕아웃에서 정민태 투수코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심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아 교체임을 알렸다. 심수창의 투구수는 불과 42개뿐이었다. 
마운드에 올라온 정민태 코치도 웃고, 공을 넘겨주며 마운드를 내려간 심수창도 웃었다.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은 손가락 물집을 이유로 들었지만 2회부터 이미 구원투수들이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0-0 팽팽한 상황, 무실점으로 막던 선발을 갑자기 내린 것은 의외였다. 관중석에서는 심수창을 향한 격려의 박수와 벤치를 향한 야유가 뒤섞였다. 
박정진은 전날 KIA전에서 1⅔이닝 23개의 공을 던졌다. 김성근 감독은 "박정진은 작년과 달리 연투가 안 된다"고 지적했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박정진은 한화 투수 중 가장 많은 4번째 연투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결국 3구째 136km 속구가 한가운데 높은 실투가 돼 최형우에게 우측 담장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투수 교체가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박정진은 홈런 허용 이후 2⅔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지만 뒤이어 나온 연투 투수들이 흔들렸다. 6회 2사 3루에서 나온 송창식은 3연속 볼넷과 함께 밀어내기 실점을 했다.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 투구수 16개 중 12개가 볼일 정도로 제구가 되지 않았다. 
송창식도 전날 2이닝 31구를 던진 뒤 시즌 3번째 연투. 송창식의 밀어내기 실점으로 스코어가 1-4로 벌어진 뒤에는 권혁이 등장했다. 역시 전날 1⅔이닝 28구를 소화한 권혁은 2사 만루에서 이흥련을 루킹 삼진 잡고 대량 실점 위기를 막았으나 8회 이승엽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추가점을 허용했다. 1⅓이닝 28구 1실점. 
한화 타선이 8회말 2사 후 7득점을 폭발했고, 10-5로 대역전승했지만 고질적인 선발 퀵후크는 우려스럽다. 또 다른 필승조 윤규진과 정우람까지 8~9회 1이닝씩 각각 14구, 12구로 연투하며 힘을 소모했다. 2경기 연속 3이닝 2실점 선발 퀵후크로 남은 주말 2경기 마운드 운용도 쉽지 않을 전망. 선수들의 투지로 역전승을 일궈냈지만, 리그 최다 14번의 선발 퀵후크를 한 벤치 조급증까진 덮을 수 없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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