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돌아온 권창훈, 30M 폭풍질주로 화답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5.01 06: 32

충분히 휴식을 취한 적토마는 어느 때보다 힘이 넘쳤다. 권창훈(22, 수원)이 슈퍼매치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수원 삼성은 30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서 선두 FC 서울과 1-1로 비겼다. 수원(1승6무2패, 승점 9점)은 상주를 제치고 6위서 5위로 점프했다. 수원은 서울과의 ‘슈퍼매치’서 32승18무27패로 우위를 지켰다.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오가는 수원은 힘든 일정을 치르고 있다. 수원이 전처럼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주전들의 체력소모가 심한 편이다. 권창훈은 지난 시즌 대표팀까지 소화하며 ‘소년 가장’이란 말까지 들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지난 19일 감바 오사카전 후 권창훈에게 열흘 가량 휴식을 줬다.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더 큰 그림을 그린 것. 그만큼 서울과의 ‘슈퍼매치’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권창훈은 펄펄 날았다. 전반 6분 만에 수원의 선취골이 터졌다. 마무리는 산토스가 했지만 권창훈이 다 차려준 밥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수비라인 부근에서 공을 가로챈 권창훈은 하프라인을 넘어 약 30미터를 폭풍질주했다. 권창훈이 왼쪽으로 뿌려준 공을 염기훈이 크로스로 올렸다. 다시 권창훈이 받아 슈팅을 날렸다. 공이 골키퍼 노동건을 맞고 나오자 다시 산토스가 골로 연결했다. 권창훈의 엄청난 주력과 위치선정이 돋보인 골 장면이었다. 
권창훈은 후반 26분 절묘한 바이시클킥까지 터트렸다. 이후 오른발에 쥐가 난 그는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그라운드에 복귀해 끝까지 경기를 뛰었다. 수원은 후반전 아드리아노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승리를 날렸다. 
맹활약이었지만 승리를 날렸다는 생각에 만족하지 못한 권창훈이다. 경기 후 권창훈은 “아무래도 10일을 쉬고 경기를 하다 보니 아직 체력이 안 올라왔다.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체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팀이 못 이겨서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권창훈은 팬들에게 2만 2000개의 바나나를 선물했다. 자신의 등번호 22번을 따 팬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돌린 것. 권창훈은 남다른 플레이를 보여주며 수원 팬들에게 두 배의 기쁨을 선사했다. 팬들이 권창훈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수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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