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콜업’ 봉중근, 호투만이 답이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5.01 06: 55

봉중근, 2군서 최악의 부진에도 1일 잠실 kt전서 1군 선발 등판
부진할 경우, 팀 전체 분위기에 악영향...실력으로 증명하야 하는 상황
불과 4일 만에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렇다고 그 사이가 뭔가를 보여준 것도 아니다. LG 트윈스 좌투수 봉중근(36)의 1군 선발등판이 커다란 물음표 속에서 이뤄지려 한다. 

LG는 1일 잠실 kt전 선발투수로 봉중근을 예고했다. 이로써 봉중근은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오른다. 지난 2월말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한 봉중근은 캠프 후 지금까지 2군에 있었다.  
LG가 2군에서 선발투수를 올리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에이스 우규민이 등판할 차례지만, 우규민을 오는 3일 두산과 첫 경기에 등판시키는 것도 괜찮아 보였다. 우규민은 어린이날 3연전 첫 경기를 책임지고, 이후 오는 8일 마산 NC전도 등판, 주 2회 출장하는 것이다. 최근 선발진이 부쩍 낮아진 만큼, 중요한 경기에 우규민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2군에서 올린 투수가 어떻게 봉중근이 됐나는 것이다. 양상문 감독은 4일 전만 해도 봉중근에 대해 “그 나이에 구속을 올리는 게 쉽지 않겠지만, 구속을 140km까지 올리고 100구까지 던질 수 있는 몸 상태가 됐을 때 (봉중근을) 1군에 올릴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선수 본인이 1군에 올라와서 던지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닌데 자기 나름대로 확신이 없을 수도 있다. 퓨처스 코칭스태프에서도 아직 1군에 올라올 만큼의 성적은 아니다는 평가다. 어느 정도는 돼야 하는데 한 두 경기 더 해보면 나아질 것이다”며 봉중근이 당장 1군에 올라오기 힘든 상황임을 암시했다.
봉중근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세 차례 등판했고, 승리없이 2패를 떠안았다. 평균 자책점은 14.34. 선발투수의 평가 잣대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단 한 번도 없었다. 24일 두산과의 퓨처스 경기에서도 5⅔이닝 13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10실점으로 무너졌다. 누가 봐도 1군에 올라오기에는 부족한 성적이다. 
때문에 2군에서 올라오는 선발투수는 봉중근이 아닌 김광삼이나 배민관이 될 것 같았다. 김광삼은 퓨처스리그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8이닝을 소화, 3승 0패 평균자책점 0.00의 완벽투를 펼치고 있다. 배민관도 4경기 25이닝을 소화하며 3승 0패 평균자책점 2.52으로 기회가 주어질 만 했다. 
콜업에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양상문 감독의 4일 전 발언과 LG의 2군 상황을 둘러보면, 도저히 봉중근의 콜업은 이해하기 힘들다. 봉중근은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만일 이번 콜업이 봉중근의 FA 자격 취득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이는 LG 구단 전체의 기강이 흔들리는 결과를 낳게 될지도 모른다. 
결국 이제 모든 것은 봉중근에게 달렸다. 봉중근이 kt를 상대로 맹활약, 자신의 기량을 증명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선발투수로서 자기 역할을 다한다면, 올 시즌 목표로 삼았던 5선발 연착륙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퓨처스리그와 다를 게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1군과 2군 팀 케미스트리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봉중근을 위한 LG가 아닌, LG를 위한 봉중근이 되어야 한다. 
한편 봉중근은 지난해에도 두 차례 kt를 상대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9월 4일 잠실 kt전에서 약 4년 만에 선발투수로 복귀했고, 4이닝 1실점으로 가능성을 비췄다. 그러나 11일 수원 kt전에선 4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당시 비가 내리며 경기가 중단됐고, 경기가 재개되자 난타를 당하고 말았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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