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 "U-23 규정 덕분에 뛰고 싶지 않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5.05 06: 00

"만 23세 이하 선수 출전 규정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그 규정 덕분에 뛰고 싶지 않다".
지난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장쑤 쑤닝(중국)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 전북은 장쑤와 일진일퇴의 공방전 속에서 2-2로 비겼다. 3승 1무 2패(승점 10)가 된 전북은 FC 도쿄(일본, 승점 10)를 승자승 원칙에 따라 제치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전북은 2골을 내줬지만 모두 불운에 가까웠다. 첫 실점은 코너킥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알렉스 테세이라에게 공이 흘러가 나왔다. 두 번째 실점은 루이스가 박스 내에서 반칙을 저질러 허용했다. 경계대상이었던 테세이라와 하미레스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필드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다.

장윤호의 활약이 돋보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장윤호는 테세이라와 하미레스를 상대하는데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맹렬하게 부딪혔다. 몇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무난 이상의 활약이었다. 장윤호가 궂은 일을 책임진 덕분에 전북은 테세이라와 하미레스를 봉쇄했다.
장윤호는 "내가 몸은 왜소하지만 활동량에서 만큼은 자신이 있다. 그러나 나의 수비적인 것이 잘됐다고 생각 안 한다. 주위 형들과 말을 하면서 협력을 해서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주위에 공을 돌렸다.
장윤호는 신장이 178cm밖에 되지 않는다. 결코 큰 편이 아니다. 게다가 만 20세다. 경험도 많지 않다.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도 아니었다. 당연히 몸싸움에 익숙하지 않다. 모든 것이 힘들다고 말하지만, 실전에서의 장윤호는 테세이라, 하미레스에 밀리지 않았다.
"지지 않으려는 생각이 강했다"고 강조한 장윤호는 "내가 힘이 쎈 건 아니다. 그러나 밸런스는 남들보다 좋은 것 같다"며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김상식 코치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 효율적인 경기 운영과 상황에 따른 조언을 해주셨다.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비교가 된다. 입단 첫 해의 장윤호는 수비 능력이 뛰어나지 않았다. 그는 "고등학생 때는 공격적인 선수였다. 그러나 그걸로는 프로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뛰면서 수비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 감독님도 동계훈련 때 수비를 지적하셔서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나쁘지 않은 최근이지만 장윤호가 바라는 것은 그 이상이다. 현재 K리그 규정 중 하나인 만 23세 이하 선수의 의무 출전 조항으로 혜택을 받고 있지만, 머잖아 만 23세 이하 선수의 의무 출전 조항과 별개로 주전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는 욕심이다.
장윤호는 "내 나이가 어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님도 항상 말씀하신다. 20세를 넘으면 어린 것이 아니라고. 비록 만 23세 이하 선수 출전 조항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그 조항 덕분에 뛰고 싶지 않다. 경쟁력을 갖고 뛰고 싶다. 지금은 수비적인 임무를 맡고 있지만, 나중에 내 자리로 돌아가서 공격적인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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