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홍길동’ 조성희X이제훈, 충무로에 불러일으킬 새로운 바람 [반갑다홍길동③]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6.05.05 08: 10

 조성희 감독과 이제훈이 만나서 색다른 탐정 영화를 만들었다. 고전문학 속 인물인 홍길동을 새롭게 탄생시킨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하 탐정 홍길동)은 충무로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할 정도로 다양하고 독특한 시도로 가득 차 있다.
◆ 화면 : ‘씬 시티’?

‘탐정 홍길동’의 시작은 큰 스크린을 가득 채운 만화 같은 배경에 합성한 주연 배우들이 등장한다. ‘탐정 홍길동’ 내내 느낄 수 있는 어둡고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만들어냈다.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씬 시티’를 당연히 떠올릴 수밖에 없지만 확실히 그것과는 다른 특별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배경과 인물의 합성이라는 독특한 화면과 함께 이 영화는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조명과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홍길동의 독특한 성격과 비슷하게 안개가 끼고 그림자가 짙은 화면 속에서 활약하는 홍길동의 모습은 낯설다. 그런 낯선 홍길동의 모습이 더욱더 영화에 빠져들게 한다.
◆ 캐릭터 : 악당 보다 더 악당 같은 탐정?
이제훈이 연기하는 홍길동도 그동안 어떤 영화에서 볼 수 없을 만큼 특이하다. 트렌치코트와 중절모라는 고전적인 설정을 버리지는 않았지만 담배와 술 대신 캐러멜과 각성제를 들고 다니고 욕이나 분노를 표현하기보다는 때론 냉철하고 잔인한 모습으로 이제훈만의 탐정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이렇게 독특한 탐정을 탄생시킨 것은 조성희 감독과 이제훈의 노력이다. 이제훈은 다른 캐릭터를 참고하기보다 시나리오를 깊이 파고들어서 새로운 탐정 캐릭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애썼다고 밝힌 바 있다. 매력적이지만 신선한 탐정에 관객들이 충분히 매료될 것으로 예상한다.
◆ 이야기 : 원수의 손녀들과 동행?
‘탐정 홍길동’은 부모님의 원수를 갚고자 하는 홍길동의 개인적인 복수가 이야기의 중심이다. 여기서 ‘탐정 홍길동’의 이야기가 새로운 것은 원수의 손녀들과 동행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뜻밖에 홍길동과 아이들의 호흡이 재밌다. 홍길동이 무게를 잡고 멋있는 역할을 맡는다면 아이들은 확실히 웃음을 터뜨릴 지점을 만들어준다.
개인적인 복수를 하다가 거대한 범죄조직과 맞서게 된다는 것은 흔한 설정인 것 같지만 ‘탐정 홍길동’이 상대하는 악당 강성일(김성균 분)도 거대한 조직 일부다. ‘탐정 홍길동’에서는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다
‘남매의 집’, ‘짐승의 끝’, ‘늑대소년’을 통해 자신만의 연출 색깔을 확실히 드러낸 조성희 감독. ‘파수꾼’부터 ‘시그널’까지 배우로서 확실한 지점을 만들어가고 있는 배우 이제훈이 만들어낼 ‘탐정 홍길동’이라는 세계는 확실히 새롭고 매력적이다./pps2014@osen.co.kr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OSEN DB. '탐정 홍길동'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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