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플래툰?’ 이대호, 주전 자격 증명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05 07: 48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대호(34, 시애틀)가 우완 투수를 상대로 멀티 홈런을 터뜨렸다. 우완을 상대로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했다.
이대호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경기에 선발 8번 1루수로 출전,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솔로포, 7회 네 번째 타석에서 투런포를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으로 대폭발했다. 자신의 시즌 3·4호 홈런을 이날 한꺼번에 쏟아냈다.
이대호는 이날 오클랜드 선발이 좌완 션 마나에아임을 고려해 선발로 나섰다.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올 시즌 상대가 우완일 때는 좌타자 아담 린드, 좌완일 때는 이대호를 선발 출전시키는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우완 투수가 많다보니 린드의 출전 시간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 타자로 군림하고 좌우를 가리지 않는 맹활약을 선보인 이대호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한 처사였다. 그리고 이날 그 설움을 한 방에 날렸다. 두 개의 홈런을 모두 우완을 상대로 기록했다. 1·2호 홈런이 좌완을 상대로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묘한 균형이기도 했다.
첫 두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내지 못한 이대호는 공교롭게도 상대가 우완으로 바뀌자 힘을 냈다. 6회에는 우완 라이언 덜의 초구 91마일(146㎞)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그리고 7회에는 역시 우완 투수인 존 옥스퍼드의 95마일(153㎞) 빠른 공이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기록했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 전까지 좌완을 상대로 타율 2할7푼8리와 OPS(출루율+장타율) 0.961을 기록한 것에 비해 우완을 상대로는 타율 2할, OPS 0.400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 우완을 상대로도 언제든지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대호로서는 의미가 깊은 홈런 두 방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이대호-아오키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