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스캅2', 상상도 못했던 악역 김범의 재발견 [종영②]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5.09 06: 53

'리멤버' 남궁민 이상의 악역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김범은 '미세스캅2'를 통해 또 다른 악역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미세스캅2'는 김범의 재발견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작품이다.
김범은 SBS 주말드라마 '미세스캅2'(극본 황주하, 연출 유인식)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아무 죄책감없이 행하는 EL캐피탈의 대표 이로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로준은 비상한 두뇌와 수려한 말발로 상대의 정보를 손쉽게 얻어가는데, 그렇게 얻은 정보를 이용해 상대를 잔인하리만치 뒤흔드는 섬뜩하고 냉혈한 캐릭터.
범인을 알아내고 이를 추적해나가는 일반적인 수사극과는 달리 '미세스캅2'는 처음부터 범인이 이로준이라는 사실을 오픈해놓고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극 전체를 지배하는 긴장감이 굉장히 중요한데 김범은 예전보다 훨씬 물오른 연기력을 뽐내며 존재감을 뽐내왔다.

이로준은 자신의 악행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찰 팀장인 고윤정(김성령 분)에게 "내가 죽였다"고 말하며 도발을 하는 것이 특징. 그는 돈이라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아버지를 죽이는 것은 물론 한 가정을 사지로 내몰기도 했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 이로준이 있음을 간파한 고윤정과 강력 1팀은 그를 응징하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지난 8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 이로준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고윤정과 이로준이 최후의 대결에서 벌인 숨막히는 두뇌싸움은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들었는데, 이 과정에서도 김범의 연기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미세스캅2'를 통해 악역 연기에 첫 도전한 김범은 극 초반 SBS '리멤버'의 남규만 역을 맡은 남궁민과 비교 아닌 비교를 당하기도 했다. 남궁민이 워낙 매력적인 악역을 완성해냈기도 하고, 금수저라는 점에서 이로준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김범은 자신만의 색깔을 덧입힌 이로준을 만들어냈고, 이는 곧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분노로 가득한 얼굴로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소름이 돋는다는 반응. 여기에 자신을 나무라는 모친 서정미(차화연 분)를 향해 눈물을 글썽이며 죽여달라고 말하는 장면은 김범의 묵직한 연기 내공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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