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아이폰 SE] 익숙함 속 기능 향상...선택의 폭 넓어졌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6.05.10 06: 18

 '4인치' 스마트폰의 아련한 기억이 다시 피어 올랐다. 가벼우면서도 손 안에 쏙 들어오고 꽉 끼는 스키니 진에도 넣을 수 있는. 생전 애플의 창립자였던 스티브 잡스가 "한 손에 잡히는 크기"라고 강조하던 그 사이즈의 아이폰이 3년만에 부활했기 때문이다. 아이폰 SE가 10일부터 국내 출시한다.
사실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사이즈와 하드웨어 크기는 성능에 비례해 커져왔다. 크기가 곧 성능을 대변했다. 다시말해 컴팩트한 사이즈를 고수하기 위해서는 성능에 대한 손해를 어느 정도 감수해야 했다. 반대로 성능을 위해서라면 스몰 사이즈를 버리고 커져가는 스마트폰의 흐름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실제 아이폰은 지난 2013년 9월 공개된 아이폰 5s를 끝으로 사실상 4인치 시대를 종결하는 듯 했다. 4.7인치의 아이폰 6와 아이폰 6S, 5.5인치의 아이폰 6 플러스와 아이폰 6S 플러스 등 대화면 스마트폰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 SE'를 통해 '한 손'의 향수를 다시 꺼내들었다. 아이폰 SE는 커져가는 스마트폰의 시대 변화에 반하는 사용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기기로 자리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사이즈를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굳이 성능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라도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만큼 아이폰 SE는 감성팔이 제품은 아니다. 익숙함 속에서도 확실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 익숙함
아이폰 SE는 4인치 아이폰답게 아이폰 5와 아이폰 5s와 같은 디자인을 하고 있다. 뭔가 변화를 고대했다면 실망이 클 수도 있다. 
왼쪽 모서리 상단의 벨소리/무음 스위치, 바로 아래 음량 조절 버튼을 비롯해 심(SIM) 트레이, 잠자기/깨우기 버튼, 홈버튼, 라이트닝 커넥터까지 모두 같은 위치에 그대로 자리잡았다. 후면은 투톤 디자인으로 고급스런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유했다.
사이즈는 역시 한 손에 쏙 들어왔다. 잊혀졌던 가벼우면서 산뜻한 그립감이 만질수록 되살아났다. 엄지손가락이 디스플레이 상하좌우에 마구 닿을 수 있다니 새삼 놀랍다. 지금 4인치 아이폰을 쓰고 있다면 그 익숙함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
▲ 현대적 터치
이렇듯 3년전 아이폰 5s와 비교해 변함 없는 외모가 아이폰 SE의 장점일 수 있겠다. 하지만 눈에 띄지 않지만 변화는 있다. 현대적인 터치가 가미돼 좀더 세련됐다.
우선 자세히 보면 모서리가 아이폰 5s와 다르다. 아이폰 5s 모서리 처리는 다이아몬드 커팅으로 눈부실 정도로 반짝이게 마감처리했다. 그러나 아이폰 SE는 무광으로 처리됐다. 
이는 알루미늄 표면을 '비드 블라스트(Bead Blast) 공법'으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비드 블라스트는 미세한 유리구슬을 고압으로 분사해 금속 표면을 때리는 기법이다. 금속의 반사율을 줄여 빛나지 않으면서도 은은하고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표면 감촉을 굳이 표현한다면 투박한 부드러움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상대적으로 후면 상단에 있는 애플 로고는 확실하게 번쩍인다. 전체 몸체는 알루미늄이지만 애플 로고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깔끔하게 마감처리했다. 또 하단에 'SE'라는 문자가 추가됐다. 색상은 기존 스페이스 그레이, 실버, 골드에 로즈골드가 더해져 4종이 출시됐다.
▲ 향상된 기능
아이폰 SE의 진정한 무기는 클래식함 속에 녹아 있는 최신 성능에 있다.
아이폰의 뇌라고 할 수 있는 프로세서는 A9칩을 적용했다. 아이폰 6S와 같은 칩이다. 그만큼 가장 최신 아이폰의 두뇌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A7칩이던 아이폰 5s와 굳이 비교하자면 CPU는 2배, GPU는 3배 더 향상됐다. 램도 1GB에서 2GB로 늘었다.
이를 통해 화려한 그래픽을 가진 게임이라 할지라도 아이폰 SE에서 부드럽게 진행시킬 수 있다. 하드웨어와의 연동성도 상당히 긴밀해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제외하면 사실상 아이폰 6S가 보여주는 퍼포먼스와 구분하기 힘들다. 
A9칩에 통합되어 있는 M9칩 모션 인식 프로세서는 모션 트레킹 기능들을 저전력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또 아이폰 6S처럼 전원을 꽂지 않은 상태에서도 '시리(Siri)'를 부를 수 있다. 
배터리 사용시간도 향상됐다. 1570mAh에서 1624mAh로 배터리 자체도 높아졌지만 아이폰 6S(1715mAh)와 거의 동일하거나 오히려 더 효율적인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카메라는 아이폰 6S라고 보면 된다. 후면 카메라는 아이폰 6S와 마찬가지로 1200만 화소다. 라이브 포토, 오토포커스, 트루톤 LED 플래시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다. 6300만 화소를 지원하는 파노라마는 실시간 노출 보정기능을 통해 한 화면에서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 4K 비디오도 지원한다. 
전면 카메라가 아이폰 5s와 같은 120만 화소란 점은 아쉽다. 하지만 라이브 포토가 지원되고 레티나 플래시가 지원된다. 화면을 3배 더 밝게 해서 밤에도 셀피가 손쉬워졌다. 
터치 ID는 아이폰 6와 같은 1세대다. 아이폰 6S의 2세대 터치 ID가 아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아이폰 6S의 2세대 터치 ID가 워낙 빨라 1세대로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또 키보드는 오타율이 상당히 적다. 한 손이든 양손이든 상당히 정확하게 손가락의 의도를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스페셜 에디션(Special Edition)을 뜻하는 'SE'를 장착한 4인치 아이폰이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줄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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